매경칼럼

[현문학의 돈되는 중국경제]‘핑퐁’외교 50주년 탁구공 랠리 멈추나

현문학 기자
입력 2021/04/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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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올해는 미국과 중국 간 핑퐁외교 50주년이다. 냉전 구도에서 대립하다가 탁구공을 매개로 외교 관계를 맺은 지 반세기 만에 양국관계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당시 키신저는 닉슨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방문한다. 키신저를 맞이한 인물은 마오쩌둥이다. 국가원수가 특사를 만나주는 외교관례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주재한 기후정상회의에 앞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초청하려고 특사를 파견한다. 그런데 중국은 바이든의 기후특사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상하이로 초청한다.

대신 중국도 기후특사를 임명해 특사 대 특사의 만남이라는 모양새를 만든다. 겉으로 보기엔 대등해 보이지만 외교가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과거 중국에서 평소 사이가 나쁜 집안끼리 중요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친서를 교환하던 사례와 흡사하다.


주인장은 친서를 든 특사를 별채에 머무르게 한 후 친서만 전달받고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특사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에서다. 미국이 주재하는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조치다.

물론 중국을 더 불편하게 만든 일은 기후정상회의에서의 압박보다 미국과 대만의 관계다. 존 캐리 특사의 방중 당시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방문단을 파견한다.

비공식 대표단이지만 바이든의 친구인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을 비롯해 리처드 아미티지와 제임스 스타인버그 등 전임 국무장관도 포함돼 있다. 대만에서 화려한 미국 대표단 파견을 자랑했을 만큼 중국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기후변화 문제만 놓고 보면 중국은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지 않다.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 순위에서 중국과 미국은 나란히 1, 2위 국가로 동병상련 관계다.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 340억 톤 가운데 30% 정도가 중국 몫이다. 2019년 배출량은 116억톤으로 2010년의 88억 톤보다 30%가량 늘어난 수치다.

매년 늘어나는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다른 나라의 몫을 다 합친 것보다 많다. 탄소배출의 80%는 석탄에서 나온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연간 23억 톤의 원유를 소비하는 미국도 탄소배출 15%를 차지한다. 각자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문화와 제조업 위주의 산업에다 육류 소비량 증가도 탄소배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반면 EU는 서비스업 위주여서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북극 빙하소실에 따른 피해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다. 엄격한 탄소배출 기준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이유다.

이에 따라 EU는 10년 전부터 글로벌 탄소배출 정량화를 추진한다. 각국에 탄소 배출량을 정하고 초과 배출하는 만큼 돈으로 보상하자는 취지다.

EU는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2년 1월1일 탄소배출 거래세 법안을 만든다. EU지역에서 이 착륙하는 항공기에 이산화탄소 거래비용을 부과하고 거절하면 벌금이나 운행 중지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탄소배출 기준도 2004-2006년 배출량의 85%를 상한으로 정한다. 인구나 산업구조 상 EU 항공사는 이 기준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U 항공사 부터 시행을 하고 글로벌 항공사의 참여를 유도한 후 모든 항공기 여행객에 탄소세를 부과한다는 게 최종 목표인 셈이다. 중국은 당시 에어버스사에 대한 항공기 주문을 대거 취소하며 강력하게 반대했고 2012년 10월 거래세 부과를 잠시 유예하겠다는 선언을 이끌어낸다.

미국과 일본도 경제지표와 탄소 거래세를 연동하자는 EU와 입장을 달리한다. 결과적으로 기후변화를 둘러싸고 EU와 다른 나라 사이에 대립하는 구도가 생긴 것이다.

미국의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 간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르다. 연해지역에 지지기반을 둔 민주당은 탄소배출 규제에 적극적이지만 공화당 정부는 비교적 냉담하다.

미국이 글로벌 탄소배출 감축에 나서고 있지만 추진력으로 따지면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산업은 신에너지 분야이고 글로벌시 장으로 진출을 원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트럼프시절 내팽겨쳤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는 이유다. 그렇다고 기후변화문제를 미국 혼자 해결할 수도 없으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정상들을 영상으로라도 불러모아 동참을 호소하겠다는 취지다.

바이든이 제시한 미국의 2030년 감축 목표는 2005년 기준 50%-52%다. 2050년 이전에 탄소배출 제로를 실현한다는 게 미국의 목표다. 미국에 탄소세 거래시장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거래시장을 만들어야 세금 징수 기준이 만들어지고 EU와 상호 거래세 면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EU는 40%는 공짜 배출하도록 하고 60%는 경매방식으로 각국 기업들이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도록 하고 있다. 면제권이 사라지는 2030년 이후에는 전량을 사고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유럽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탄소세를 내야 한다. 특히 경쟁력 저하로 인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기업들은 탄소세에 더 민감하다.

그렇다고 동참하지 않으면 수출 시장이 사라지고 국제시장서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탄소거래시장을 만들면 기업 비용이 늘어난다.

그래서 채택한 전략이 거래시장 만들려는 것을 최대한 늦추는 일이다. 신화사 보도를 보면 중국은 두루뭉술한 기후문제 6원칙을 제시한 상태다. 다른 나라와 협력하되 상대방을 질책하지 말고 신용을 지키며 조변석개하지 말 것 등인데 협력을 한다는 건지 아닌지도 애매모호하다.

올해부터 시작된 14차 5개년 계획 기간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투자를 늘리고 15차 5개년 계획기간에는 배출 절감 성과를 낸다는 내용도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시진핑 주석이 밝힌 내용은 2030년부터 탄소배출을 줄이기 시작해 2060년까지 배출 제로를 이룬다는 것 정도다. 지난 2012년 코펜하겐 기후회의서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가 유럽의 압박에 피동적으로 대한 것과는 진전된 모습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중국도 파리협정을 준수하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큰 목표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런데 앞으로 10년간 고도성장을 더한 후에 점진적으로 감축한다는 이해관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탄소배출 산업을 주변국으로 수출하는 모순도 해결과제다. 지난 5년간 추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보면 80%가량이 석탄발전소 건설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시설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공동과제다. 큰 목표에는 동의하고 세부적으로는 이해관계를 따질 만한 사안이 아닌 만큼 대승적인 협력을 기대해 본다.

[현문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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