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최기성의 허브車] "2억이면 싸네"…'저가 승부' 벤틀리 람보르기니, 재미 쏠쏠

최기성 기자
입력 2021/07/20 14:40
수정 2021/07/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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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우루스 [사진 출처=람보르기니]

슈퍼카와 럭셔리카 브랜드가 국내에서 ‘보복소비’에 급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2억원대’ 차량도 성장세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2015년~2021년 상반기 수입차 가격별 등록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KAIDA는 수입차 등록대수를 3000만원 미만, 3000만대, 4000만원대, 5000만~7000만원, 7000만원~1억원, 1억원~1억5000만원, 1억5000만원 이상으로 집계한다.

◆2억원대 슈퍼카·럭셔리카 판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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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 이상 줘야 구입할 수 있는 슈퍼카와 럭셔리카 [사진 출처=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벤틀리]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는 점유율이 지난해까지 3%대에 머물렀지만 올해에는 5.82%로 급증했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1만817대다.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했다.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8596대에 달한다.


플래그십 세단인 벤츠 S클래스는 물론 벤틀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AMG 등 고성능·럭셔리 브랜드가 내놓은 2억원대 차량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수입차 플래그십 세단 대표주자인 벤츠 S580 4매틱(2억1860만원)은 1991대 팔렸다.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 4분의 1 가량을 담당했다. 벤츠 고성능 모델인 메르세데스-AMG G63(2억1760만원)도 915대 팔렸다.

3억원 이상 차량을 주로 내놨던 초고성능·럭셔리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2억원대 차량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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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사진 출처=벤틀리]

럭셔리 명차 브랜드인 벤틀리는 지난해 296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2개 차종만 내놨지만 전년(129대)보다 2배 이상 판매가 늘었다.

국내 판매 3개 차종 모두 2억원대인 올 상반기에는 전년동기보다 49% 증가한 208대가 판매됐다. 효자는 플라잉스퍼 V8(2억5503만원)이다. 판매대수는 113대다.

슈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75.1% 증가한 303대를 팔았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보다 32% 늘어난 180대를 판매했다. 10대 중 7대 이상이 우루스(2억5768만원) 몫이었다.

4억원 이상 줘야 하는 롤스로이스도 올 상반기 124대 팔렸다. 전년동기보다 61% 증가했다. 롤스로이스 1위 차종은 컬리넌(4억7460만원)으로 37대 판매됐다.

◆포르쉐, 1억원대 수입차 시장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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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타이칸 [사진 출처=포르쉐]

1억원~1억5000만원 수입차 점유율도 급증했다.


2015년 5.62%에서 지난해에는 11.77%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17.02%로 폭증했다.

1등 공신은 포르쉐다. 포르쉐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85% 증가한 7779대가 판매됐다. 올 상반기에는 5366대가 팔렸다. 지난해 판매대수 3분의 2 이상을 반년 만에 판 셈이다.

포르쉐 판매 1위 차종은 카이엔 쿠페(1억1630만원)다. 1069대 판매됐다. 카이엔(1억660만원)은 937대, 타이칸 4S(1억4560만원)는 802대 각각 판매됐다.

벤츠와 BMW도 1억 이상 차종에서 재미를 봤다. 벤츠 CLS 450 4매틱(1억1160만원)은 2171대, GLE 400d 4매틱 쿠페(1억2060만원)는 1751대, GLE 450 4매틱(1억1860만원)은 1091대 각각 판매됐다.

BMW X7 4.0(1억3180만원)도 1524대, X6 4.0(1억1940만원)은 1212대, X5 4.0(1억1540만원)는 1183대 각각 팔렸다.

◆성장 키워드-베블런, 보복소비,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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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으로 인기 많은 슈퍼카와 고성능 스포츠카 [사진 출처=포르쉐, 람보르기니]

수입차업계는 수입차 주류 가격대가 상승하는 이유를 ‘베블런 효과’와 ‘보복소비’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베블런 효과는 사회적 지위나 부를 과시하기 위해 가격이 더 비싼 물건을 흔쾌히 구입하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 강남에서 쏘나타처럼 흔히 보인다는 뜻에서 붙은 ‘강남 쏘나타’ 차종이 렉서스 ES에서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로 넘어간 것도 베블런 효과로 분석한다.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도 이제는 흔해져 더 비싸고 폼 나는 차종을 찾는다.

코로나19 사태로 돈 쓸 일이 줄어든 고소득층이 억대 고급차를 적극 구매하는 경향도 있다. ‘폼생폼사’를 위해 연소득이나 연봉으로 감당하기 버겁더라도 폼생폼사를 위해 억대 수입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여기에 ‘업무용’이라며 법인 명의로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를 구입한 뒤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회사 찬스’가 확산된 것도 억소리 나는 수입차 판매 증가에 영향을 줬다.

◆1억 이상 수입차, ‘법인’이 먹여 살렸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는 27만4859대다. 이 중 법인 등록대수는 9만9178대다. 법인 비중은 36%다.

1억 넘는 고성능 스포츠카, 럭셔리카 등을 판매하는 포르쉐,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만 따로 살펴보면 법인 비중이 급상승한다.

2억원 이상 슈퍼카를 취급하는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303대를 판매했다. 법인 명의는 275대, 법인 비중은 90%다.

4억원 이상 럭셔리카를 판매하는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71대를 팔았다. 이중 157대가 법의 명의다. 법인 비중이 91%에 달한다.

2억원대 차종을 주력으로 내세운 벤틀리가 지난해 판매한 296대 중 법인 명의는 216대다. 법인 비중은 72%다.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가 국내 판매한 차량 10대 중 9대 이상을 법인이 구입했다는 뜻이다.

4개 브랜드 중 판매대수가 가장 많은 포르쉐의 경우 7779대 중 5036대를 법인이 샀다. 법인 비중은 64%다.

다른 3개 브랜드보다 법인 비중은 낮다. 대신 수입차 평균인 36%보다 28%포인트 높다. 법인 등록대수도 압도적으로 많다.

4개 브랜드가 지난해 판매한 고성능·럭셔리 수입차는 총 8549대다. 법인 명의는 5684대, 법인 비중은 66%에 달한다.

올 상반기(1~6월)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람보르기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어난 180대가 등록됐다. 법인명의는 155대, 법인 비중은 86%다.

롤스로이스 등록대수는 전년동기보다 61% 증가한 124대다. 이 중 112대가 법인 명의다. 법인 비중은 90%에 달한다.

벤틀리는 전년동기보다 49% 늘어난 208대 등록됐다. 법인 명의는 170대, 법인 비중은 81%다.

포르쉐 등록대수는 5365대다. 전년동기보다 22% 증가했다. 법인 명의는 3320대, 법인 비중은 61%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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