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수천억 벌었다는 히틀러의 재테크 비법은? [책과 지성]

입력 2021/09/25 00:07
수정 2021/09/25 10:55
아돌프 히틀러 (1889~1945)

탈세·리베이트…불법 정치자금 조성의 달인 히틀러
절대 권력을 가능하게 했던 건 결국 그의 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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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는 공식문서를 작성할 때 소득내역란에 언제나 "저서 '나의 투쟁'으로 받은 인세가 전부"라고 적었다.

정말 그랬을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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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지금 식으로 말하면 재테크의 달인이었다. 그는 돈에 관한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일화가 있다. 하인리히 호프만이라는 사람이 미국 신문사로부터 1000달러를 받기로 하고 몰래 히틀러 사진을 찍다가 적발된 적이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히틀러는 그를 처벌하는 대신에 자신의 전속 사진가로 고용해 사진 판매 수익의 10%를 내도록 했다. 히틀러는 당시 세계적인 화제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의 사진 저작권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히틀러는 앉아서 수익을 고스란히 챙겼다. 지금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히틀러 사진은 호프만이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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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돈벌이는 다방면에서 이뤄졌다.


히틀러는 총통으로 취임하기 직전 국방부 비밀 계좌에서 돈을 끌어내 신문사와 출판사를 인수했다. 그는 정권을 잡은 다음 대리인 이름으로 신문사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집집마다 강제로 신문과 책을 보게 만들었다. 결국 히틀러 소유의 신문사와 출판사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했고 히틀러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독일제국 전역에 분산돼 있던 히틀러의 부동산은 철저히 차명으로 관리됐다. 히틀러는 주요 집무실과 은신처, 별장, 정부(情夫)들의 집을 모두 비밀리에 차명으로 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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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탈세와 공금 유용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정권을 잡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당국을 압박해 오랫동안 연체하고 있던 세금을 면제받은 것이었고, 월급은 대통령 명의와 수상 명의로 양쪽에서 이중으로 받아 챙겼다. 그림 장사에도 능했다. 자신이 그린 수채화가 새겨진 상품을 유통시킬 권리를 특정 업자에게 몰아주면서 리베이트를 받았다. 물론 판매는 거의 강매로 이뤄졌다.


히틀러는 우표 사업으로도 떼돈을 벌었다.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우표를 만들어 팔게 하고 그 수익금을 나눠 갖는 식이었다. 국민들이 주고받는 편지 한 통에서도 돈을 챙긴 것이다. 골동품 투기에도 달인이었다. 화가가 되려다 실패한 히틀러는 광적으로 예술품을 끌어모았다. 그의 측근이었던 괴링과 괴벨스는 정책참모였지만 점령 지역의 예술품을 긁어모으는 도굴꾼 역할도 겸하고 있었다.

사실 히틀러라는 변방의 인물을 역사의 중앙 무대에 등장시킨 원인 중 하나가 돈이었다. 돈이 없었다면 오스트리아 출신 일개 탈영병이 정치에 나서고, 당을 창당하고, 권력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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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목표를 위해 돈을 잘 활용했다. 그의 속임수는 돈이 있기에 가능했다. 저서 '나의 투쟁'에 이런 대목들이 있다.

"국민에겐 큰 거짓말이 잘 먹힌다. 국민을 다스리는 방법은 돈과 빵, 서커스만 있으면 된다. 선전하기에 따라 국민들에게 천국을 지옥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착각하게 할 수 있다. 거짓말은 될수록 크게 해야 한다."

돈과 권력. 이 둘을 따로 떼어놓는 일은 불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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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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