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최기성의 허브車]벤츠도 제네시스도 ‘5990만원’…‘990 마케팅’, 테슬라가 원조

최기성 기자
입력 2021/10/08 14:29
수정 2021/10/08 14:40
956667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사진설명: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GV60 모델3 EQA [사진출처=제네시스, 테슬러, 벤츠]

‘5990만원’이 전기차 대세 가격으로 자리잡았다.

제네시스가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5990만원대’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목적은 단 하나. 전기차 보조금 100% 획득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전용 전기차 ‘GV60’은 지난 6일부터 계약에 들어갔다. 가격(친환경차 세제혜택 및 개별소비세 3.5% 반영)은 스탠다드 후륜 모델이 5990만원, 스탠다드 사륜 모델이 6459만원(19인치 기준), 퍼포먼스 모델이 6975만원이다.

‘5990만원대’는 테슬라가 원조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월1일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는 5999만원, 롱 레인지는 6999만원, 퍼포먼스는 7999만원에 각각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2021년 모델3 가격도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 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같지만 롱 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956667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모델Y [사진출처=테슬라]

테슬라가 5980만원이나 6000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가격을 정한 이유는 보조금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 100%(최대 800만원)를 준다.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50% 기준으로 전비와 운행거리 등을 감안, 40~60% 차별 적용한다.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테슬라는 ‘990 마케팅’을 자동차에 적용했다. 1000원짜리 제품을 990원에 내놔 가격차이인 10원보다 더 싸다는 효과를 일으키면서 더 비싼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테슬라가 가격을 공개하자 ‘990 마케팅’보다 더 심한 ‘999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5900만원, 5990만원, 5998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책정해 보조금은 다 적용받으면서 ‘몇푼’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판 때문이다.


5999만9999원이 아닌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비판을 뒤로 하고 테슬라는 ‘보조금’ 덕분에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종별 통계를 산정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만1826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386% 폭증했다.

보조금 대상인 모델3 판매대수는 1만1003대에 달했다. 10대 중 9대 이상이 모델3 몫이었다.

모델3 판매대수는 올 1~2월 15대에 불과했다. 판매 부진 이유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조금 규모는 환경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연초 결정한다. 올해는 지난 1월21일 확정됐다.

모델3는 보조금 지급 시기에 딱 맞춰 배를 타고 한국에 대량 상륙했다. 3월 등록대수는 3186대에 달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벤츠 E클래스(3346대)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올 1~8월 테슬라 전체 등록대수는 1만4082대다. 모델3는 7172대, 모델Y는 6871대다. 벤츠, BMW, 아우디에 이어 수입차 판매 4위를 기록했다. 전기차로 국한하면 1위다.

956667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EQA [사진출처=벤츠]

◆테슬라 이어 벤츠 제네시스도 ‘990 마케팅’ 펼쳐

테슬라의 ‘보조금 마케팅’을 눈여겨본 벤츠코리아는 지난 6월 벤츠 EQA를 ‘5990만원’에 판매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5999만원보다 9만원 적은 금액이다.

벤츠 EQA는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게 나와 보조금도 80%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자동차 기본기가 튼실한 벤츠인데다 보조금까지 받으면 4000만원대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은 판매로 이어졌다.

지난 6월10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계약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했다.

벤츠 EQA는 지난 7월 중순부터 계약자에게 인도되자 단숨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수입차협회 기준 판매대수는 281대다. 8월에는 106대 그쳤지만 물량 부족 때문이다.

956667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GV60 [사진출처=제네시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놓고 벤츠, 전기차 시장을 놓고 테슬라와 각각 경쟁하는 제네시스도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 가격을 5990만원으로 책정했다. GV60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국고 보조금을 8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부터 보조금을 최대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축소했다. 더 많은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보조금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는 아이오닉5처럼 보조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56667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GV60 [사진출처=제네시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자체 보조금은 경기도에서 400만~600만원, 대전시에서 최대 700만원, 전북에서 최대 900만원이다. GV60은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통해 ‘4000만원대 전기차’가 된다.

GV60 스탠다드 사륜 모델과 퍼포먼스 모델도 '6000만원 이상~9000만원 미만' 전기차에 국고 보조금을 364만~387만원 받는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