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최기성의 허브車]‘아이폰값’ 100만원대 중고차, ‘생애첫차’로 괜찮네

최기성 기자
입력 2022/04/19 16:56
수정 2022/04/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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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매경DB]

#코로나19 시대 어렵게 취업한 김만고 씨(28·가명)는 ‘장롱면허’다. 대학생 때 운전면허를 땄지만 실제 운전한 경험은 적다. 취업하고 난 뒤에도 주로 ‘방콕’으로 지내던 김 씨는 자신에게 주는 취업 선물로 차를 사기로 했다.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발생한 신차 출고 대란이다. 그가 사려던 신차는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가격도 비싸진데다 할인 혜택도 없었다.

김 씨는 신차 구입을 내년 이후로 미뤘다. 대신 1~2년간 운전 연습도 하고 나들이도 할 겸 저렴한 중고차를 사기로 결정했다. 그는 친구 추천으로 르노코리아 준중형세단인 SM3 2010년식을 지난달 180만원에 구입했다. 도어와 뒤 범퍼를 교환했지만 다른 곳은 멀쩡했다. 외관도 생활 흠집이 곳곳에 있었지만 괜찮은 편이었다.


엔진오일과 타이어 상태도 6개월 정도는 더 탈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한달 정도 타 보니 차량 상태가 괜찮아 당초 1년간만 운전연습용으로 사용하려다 2~3년 정도 타기로 결정했다. 비싼 할부금을 내면서 새 차를 사는 대신 적금을 부어 구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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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매경DB]

자동차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집 다음으로 비싼 재산 목록 2호다. 사회 초년생이 선호하는 국산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을 사려면 2000만원은 예사로 들어간다. 국산 중형 세단을 구입하려면 3000만원은 필요하다. 신차 중 가장 저렴한 경차를 구입할 때도 적어도 1000만원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중고차는 1000만원으로 경차보다 더 크고 비싼 준중형차나 중형차를 살 수 있다. 3000만원이면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 프리미엄 수입차도 구입할 수 있다. 세금과 보험료 부담도 신차보다 작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높은 500만원 이하 차량도 많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도 있다. 더 나아가 아이폰 같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가격과 비슷한 100만원대 중고차도 많다.


대부분 연식이 오래되고 크고 작은 사고로 교환 부위가 많지만 생애 첫 차나 1년 정도 운전연습용으로 쓰기에 충분한 중고차도 의외로 많다. 200만~300만원 정도면 선택 차종도 많아진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플랫폼인 엔카닷컴(옛 SK엔카)에는 19일 현재 100만원대 중고차가 78대 있다. 2012년식 기아 모닝과 쉐보레 마티즈, 2010년식 르노코리아 SM3와 SM5 등이 많다.

가격을 300만원으로 올리면 568대가 있다. 차종도 다양하다. 2003~2011년에 출시된 국산 차종 상당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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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엔카닷컴]

◆100만원대 : 운전연습용으로 제격

주로 초보 운전자들이 더 좋은 차를 구입하기 전 운전 연습용으로 6개월~1년 정도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다. 초보 운전자 시절에는 흠집이 나거나 찌그러져도 부담이 작은 차가 좋기 때문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작고 세금도, 자동차보험료도 적다. 자기차량손해담보에 가입하지 않으면 보험료 4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출고된 지 12년 이상 된 중고차가 많아 겉모습이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고 사고 경력도 비교적 많다. 이윤이 적기 때문에 판매자인 딜러가 흠집 제거나 광택 등 상품화를 하지 않은 채 내놓기도 한다.

차를 고를 때는 겉모습보다는 차체 결함이나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보는 게 낫다.


구입비 외에 따로 비용을 마련해 타이어, 오일류, 브레이크 부분 등을 점검한다. 가격이 저렴한 중고 부품을 이용해 수리하는 것도 괜찮다.

초보 운전자라면 유지비와 수리비가 적게 들고 운전도 편한 경차, 소형차, 준준형차를 선택하면 좋다. 1~2년 사용한 뒤 폐차하더라도 고철 값으로 30만~40만원은 받을 수 있다. 중고차 수출 업체에 판매하면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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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케이카]

◆300만원 미만 : 2~3년 타다 팔아도 손해 적어

생애 첫 차 운전자나 세컨드카 구매자가 2~3년 정도 운행하기 위해 사는 경우가 많다.

아이 등하교용, 마트 장보기용 등 세컨드카로 사용한 차량은 주행거리가 짧은 편이다.

연식이 오래된 차는 이미 감가가 많이 된 상태다. 몇 년 더 운행하더라도 가격 하락폭이 적다.

큰 사고가 없다면 2~3년 뒤 되팔 때 반값 이상 받을 수 있다. 200만원에 샀다면 적어도 100만원에는 받을 수 있다.

예산이 300만원이라면 250만원 미만 차를 산 뒤 남은 비용으로 소모품을 갈아주면 좋다. 300만원짜리 차보다 상태가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광택이나 유리막 코팅을 통해 외관을 좀 더 깔끔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경차, 소형세단, 준중형세단, 중형세단, 대형세단은 물론 SUV도 살 수 있다. 다만 대형차는 유지비나 수리비가 비싸기 때문에 차량 상태를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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