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시가 있는 월요일] 비는 추억의 눈물이다

입력 2022/05/23 00:06
수정 2022/05/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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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서 죽어버린 것처럼
여인들의 목소리로 비가 내린다
비가 되어 내리는 건 내 인생의 멋진 만남들

오 빗방울이여
구름이 울부짖기 시작한다
이 우주에서
후회와 서러움의 노래가 비로 내린다

이 빗소리를 들어라
위아래 수직으로 그대를 묶어놓은
인연의 줄이 내려오는 소리를 들어라

- 기욤 아폴리네르 作 '비가 내린다'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생각에 빠진다. 비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비는 사람들을 추억으로 데려간다.

프랑스의 시인 아폴리네르는 빗줄기를 보면서 '위아래 수직으로 그대를 묶어놓은 인연의 줄'이라고 일갈한다.

그렇다. 도망칠 수 없었던 인연들이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는 수직으로 내려와 우리를 적신다. 우리 대신 울어주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여 부디 나를 용서해주길….

※ 문화선임기자이자 문학박사 시인인 허연기자가 매주 인기컬럼 <허연의 책과 지성> <시가 있는 월요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허연기자의 감동적이면서 유익한 글을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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