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최기성의 허브車] ‘물 먹은’ 침수차, ‘돈 먹는 하마’ 될 수도

최기성 기자
입력 2022/06/30 14:08
수정 2022/06/30 15:49
57403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침수는 차를 고철덩어리로 만든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매경DB]

지난 23일 장마가 시작된 뒤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30일에는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수원에서는 중고차 시장에 전시된 차량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침수는 자동차엔 재난이다. 차는 물과 상극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성품인 금속·전기장치는 물에 약하다. 물 먹은 차는 고장이 쉽게 나 제 기능을 못한다. 수리비도 많이 든다.

돈 먹고 제 역할 못하는 애물단지가 된다. 당연히 중고차 가치도 떨어진다. 갑작스런 고장으로 운전자 목숨을 위협하기도 한다.

침수차는 무조건 폐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준이다. ‘억’ 소리나는 슈퍼카도 한순간에 ‘비싼 쓰레기’로 전락한다.

574033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침수피해 예방 [자료출처=행정안전부]

◆예상 밖 폭우를 만난다면

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가 있다면 차량을 안전한 곳에 주차한 뒤 운전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차를 사용하던 도중 갑작스런 폭우를 만날 때다. 이때는 하천변 도로, 저지대에 있는 철도 교량 아래 도로, 지하차도 등은 우회해야 한다.

물이 고인 곳을 지날 때는 통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승용차 기준으로 타이어 절반 이하가 물에 잠겼을 때는 지나가도 된다.

단, 물 속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처음엔 타이어 절반 이하로 잠겼지만 도로 상태에 따라 도중에 절반 이상 잠길 위험이 있다. 마주 오는 차나 앞 차의 타이어가 어느정도 잠기는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물을 통과할 때는 시속 20~30km로 가급적 정지하지 않고 지나가야 한다. 에어컨 스위치도 꺼야 한다. 자동차 앞부분에서 회전하는 냉각 팬이 물의 저항을 받아 팬 모터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574033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침수피해를 입어 서비스센터에 들어온 차량 [사진출처=매경DB]

◆차량 보다 목숨이 중하다

하천변이나 지하 주차장 등지에서 물에 차오르기 시작해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면 미련과 함께 차량을 버리고 피해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차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지만 아직 여유가 있다면 빠른 시간 안에 견인이 가능한 지역으로 밀어내야 한다.


침수상태로 방치하면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안전한 곳에 세워뒀더라도 시동을 걸면 안 된다.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물이 들어와 고장날 수 있어서다. 보닛을 열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해야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전기차는 방수 처리와 전원 차단 기능을 갖춰 예상보다는 물에 강하다. 그러나 감전사고 우려는 있다. 내연기관차처럼 물과 거리를 둬야 한다.

자동차시민운동연합에 따르면 침수 차는 먼저 전자제어 장치, 엔진 오일, 변속기 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해 조금이라도 침수가 확인되면 2~3번 오일을 교환해야 한다.

엔진룸과 차내 흙 등 이물질은 압축 공기와 세척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하고 깨끗이 씻어서 말린 뒤 윤활유를 뿌려줘야 한다.

디젤차의 경우 하체 부분침수로 머플러에 흙이나 오염 빗물이 역류하면 백금촉매인 매연포집필터(DPF)가 막히므로 즉시 세척해야 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등 주요 장치에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전기차 엔진룸을 씻을 때는 절연성분이 함유된 특수 전용 세척제를 사용해야 한다.

574033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침수피해 예방 [자료출처=행정안전부]

◆자동차도 일광욕이 필요하다

침수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폭우에 차량이 장시간 노출됐다면 브레이크 및 전기계통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을 탈착해 점검하고, 1년이 지난 브레이크 오일은 교환해주는 게 낫다.

습도가 높은 곳에 차량을 오랫동안 세워뒀다면 차량 스티어링 휠이나 시트 등이 세균으로 오염될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 일광 소독하거나 실내 소독을 해줘야 한다.

자동차 마스크 역할을 하는 에어컨 필터와 에어클리너는 장마철 습기에 찌들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1년에 두 번 정도는 점검하고 필요하면 교환해줘야 한다..

침수이 부분 침수돼 수리해야 한다면 정비업체 2~3곳에서 견적을 내본 뒤 결정하는 게 좋다.

침수 피해는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자차보험은 추가로 가입할 수도 있다. 효력은 가입날 24시부터 발생한다

자차보험 가입자는 주차장 침수 피해, 태풍이나 홍수로 발생한 차량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자연재해로 발생한 침수 사고는 보험으로 처리하더라도 보험료 할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 피해를 봤다면 보상받을 수 없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자동차는 물과는 상극이고, 물 피해를 입은 자동차는 수리비용도 많이 들고 수리 이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비교견적을 내본 뒤 수리를 진행하고 다시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해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는 정비내역서와 관련 영수증도 보관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