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칼럼

[VIEW POINT] 집값 떨어져도 '공급' 계속돼야

김동은 기자
입력 2022/08/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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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때 아닌 집중호우로 일정이 연기된 첫 번째 주택공급대책을 오는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집값 약세를 계기로 '주택 공급을 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집값 하락기에 공급 정책이 발표되면 매수심리를 약화시켜 기존 집값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우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금 주택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건 살고 싶은 주택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가 얽히면서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거나,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려보겠다는 대기 매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가수요가 있는 한 주택 매수세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주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은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지난 6월 28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2020~2050년)'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구수는 2020년 2073만가구에서 2039년 2387만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기존 '부모+자녀'의 가구 구조가 '1인 혹은 부부' 구조로 변화하면서 가구수는 당분간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매년 낡아서 살 수 없는 멸실 가구를 더하면 새 주택 공급에 대한 필요성은 더 커진다.

인구 1000명당 주택수로 나타내는 '주택보급률'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1000명당 주택수는 2020년 418.2개로 비슷한 시기 프랑스(2019년·590.1개), 이탈리아(2020년·587.2개), 독일(2018년·509.4개), 미국(2019년·425.2개)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모자라다.


이에 대해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 공급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5년, 10년 후 또다시 주택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택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 수량 이상 매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더 크고 좋은 집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당분간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규모 공급계획을 발표하면 일시적으로 집값은 더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수가 모자란 이상 집값이 계속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공급을 늦췄다가 몇 년 후 주택 부족으로 인한 혼란을 다시 겪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시장이 이어지는 것이 일반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부 = 김동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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