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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책과 미래]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려면

입력 2020.07.04 00:04   수정 2020.08.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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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주변 지인 중에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은 마음에 불안이 없고 주변에 친구들이 함께하는 삶이다. 바이러스가 인간의 삶에서 둘 모두를 빼앗았으니 우울과 짜증이 느는 것은 인지상정. 블루를 이기고 삶에 기쁨을 돌려줄 방법은 없을까.

인간의 뇌는 복잡하다. 뉴런 숫자만 860억~1000억개가량 된다. 뉴런을 돕는 신경아교세포의 숫자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뉴런들이 서로 정교하고 정확하게 신호를 주고받는 시냅스 연결은 무려 1000조개에 이른다. 뇌의 가장 큰 특징이 '가소성'이다. 다른 신체 기관과 달리 뇌는 환경 요인에 따라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 생각보다 아주 어렵지만, 특정 행동을 반복하면 뇌를 특정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날마다 책을 읽으면 '독서하는 뇌'가 만들어지고, 매일 캔디를 쌓았다 부수면 '게임 중독자'가 되듯이, '행복한 뇌' 역시 특정한 훈련을 통해 생겨날 수 있다.

'보살핌의 경제학'(나무의마음 펴냄)에는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나온다. 리처드 데이비드슨 위스콘신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연민하는 자비로운 마음을 품고 남한테 정신적·물질적 도움을 베푸는 이타적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행복한 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더 행복해지는 교육'을 하겠다고 실험 참가자를 모집한 후 '자비심 훈련'을 실시한다. 그러고 나서 이들을 대상으로 '재분배 게임'을 실시한다. 제3자한테 돈을 50달러 지급한 후 갑한테 100달러를 주고 을한테 적절한 금액을 분배하는 거래를 관찰하게 한다. 거래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면 제3자는 자기가 받은 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을한테 지급할 수 있고, 관리자는 그 돈의 2배를 갑한테서 빼앗아 을한테 줌으로써 불평등을 시정한다. 물론 제3자는 모르는 척 받은 돈 전부를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실험 결과, 자비심을 훈련받은 이들이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이타적으로' 행동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비심 훈련 전후 뇌 영상을 촬영한 결과, 훈련받은 사람들의 뇌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편도체의 활성화가 억제됐다.

편도체는 두려움, 불안, 공포 등 '불행한 감정'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 이타적 마음과 행동은 편도체의 활동을 억제하고, 편도체의 활동이 억제되면 우리는 이러한 감정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달라이 라마는 말한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자비를 베풀어라. 스스로 행복해지기를 바랄 때도 자비를 베풀어라."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주변을 돌아보고 고통받는 약자들을 향해 손부터 내밀어야 할 것 같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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