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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기고] 160조 한국판 뉴딜의 성공 조건

입력 2020.08.0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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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사회계약"임을 공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라는 새로운 2대 축을 뼈대로 새로운 일자리가 2025년까지 190만개가 창출될 것이고 정부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하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의 큰 방향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작년 기준 1367만명인 고용보험 가입자 수를 2025년까지 2100만명으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나, 사회안전망을 위해 상병수당제를 도입해 시범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점, 국민기초생활보장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제도를 임기 내인 2022년까지 폐지하겠다는 점은 민생을 위한 매우 진일보한 계획을 내놓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까지 자본 중심의 양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사회 통합과 삶의 질을 경시한 까닭에 과도한 경쟁과 갈등을 겪고 있다. 개인의 삶은 심각한 불평등, 불안정, 불공평에 노출돼 있어 '불안 사회'가 되고 있으며 급속도로 초저출산·고령으로 인한 '수축사회'로 이행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의료, 교육, 주거, 돌봄서비스, 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평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과 불완전고용, 가구소득 감소와 빈곤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민생 문제 해결은 단지 소비 측면에서만 취급할 것은 아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사람 우선의 포용국가 정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우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항상 큰 위기 때 새로운 전환을 가져왔다. 1·2차 세계대전이 그랬고, 1929년 세계대공황이 그랬다.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통해 사회보장법이라는 초유의 법을 만들었고, 영국의 윌리엄 헨리 베버리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는 복지국가라는 이상향을 끄집어냈다.


문제는 이러한 도도한 물결을 누가 먼저 헤쳐 나가 언덕 위에 우뚝 서느냐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민생 살리기와 관련해 한국판 뉴딜정책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이 보완되길 기대한다. 첫째, 디지털뉴딜·그린뉴딜과 마찬가지로 담대한 민생을 책임지는 민생뉴딜이 함께 가는 3대 축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세정책과 사회보장 장치를 정교하게 구축해야 하며, 혁신성장을 위한 혁신능력 고취가 생산현장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디지털 변환 가속화에 대비한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잘 수립해야 한다. 디지털뉴딜을 통해 초기에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지만 자동화 및 로봇화, 인공지능 강화, 비대면 거래 확대 등이 활성화되면 기존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감소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셋째, 한국판 뉴딜을 잘 추진하기 위해서는 K방역의 원칙인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과 함께 포용성, 전문성과 공익성을 더 보탠 6대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


배제되는 사회구성원이 없도록 해야 하며, 공익성을 중요시하는 전문가가 앞장서고 행정가는 뒤에서 지원만 잘하면 된다.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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