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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기고] 기후변화 대응, 방어 넘어 공세적 전략으로

입력 2020.10.2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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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장에서도 가장 논쟁이 치열한 이슈다.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이 큰 유럽 국가들의 강경한 입장은 놀라울 정도다. 각료회의 선언문같이 중요한 문건에는 예외 없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문구를 포함해야 하고, 코로나 이후 회복도 기후변화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별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평가하자고 제안하고,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공적개발원조(ODA)에서 제외하자는 권고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반면에 유럽 외 몇몇 나라는 기후변화 대응이 경제와 산업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야 하며, 규제보다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가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어 기후변화 관련 의제들을 합의하는 데 오랜 시일이 소요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글로벌 메가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에서 더 빨리 반응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기업가치 평가와 투자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환경영향을 고려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투자 기준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등 공공부문에 이어 블랙록 등 대형 투자은행들도 ESG 투자에 참여했고, ESG 투자자금 규모가 40조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가가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ESG 투자가 있다고 한다.

또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발표했다. 탄소국경세는 EU 밖 기업이 EU로 상품을 수출할 때 탄소세, 배출권거래제를 적용받고 있는 EU 내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2021년 법안을 마련해 2023년 도입할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EU로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파리협정에 따라 앞으로 각국은 스스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 국가배출 전망치에서 37%를 줄여야 한다. 파리협정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경우 에너지, 산업, 교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진검승부가 불가피한 것이다. EU 등 주요국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재정 투자를 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 제로 사회'를 향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역시 대선결과에 따라 파리협정으로 복귀 및 2조달러 이상의 그린투자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본격 나설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두 번째로 국가단위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세로 전환되지 않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 역시 개선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현재의 에너지와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려면 고통과 비용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충실한 계획과 착실한 실천으로 그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우선 역점을 두어 추진 중인 뉴딜정책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기후변화는 환경뿐 아니라 에너지, 산업, 교통, 조세, 금융, 무역 등에 걸친 광범위한 과제인 만큼, 거버넌스 체계를 공고하게 하여 필요한 과제를 점검·발굴하고, 이해당사자들이 협조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면밀하게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고형권 주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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