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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매경춘추] 검찰을 위한 변명

입력 2020.10.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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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희화적이라는 평이 많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정결한 품격과 열정으로 가득 차야 할 조직이 비속함과 무기력함으로 가득하다. 대검의 입장과 중앙지검 입장이 다르고 내부에서 언사도 정치권처럼 거칠다. 철학은 사라지고 따르는 상사만 존재하며 상당수는 그저 지켜만 볼 뿐이다.

정치가 검찰을 파괴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어느 의원 말처럼 검찰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민심을 양분시키는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해 종전 검찰의 공과를 원론적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검찰이 잘못한 일도 많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가장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일부 검사들이 인간에 대한 교감능력과 긍휼함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면서' 상대방과 가족의 인생을 망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러니 세계 유례없이 많은 대통령과 재벌을 구속하고도 국민들의 비판을 받는 것이다.


나아가 검사들이 가지는 독점적 정의감도 문제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세상의 선악을 구분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심지어 "내가 아니면 누가 국가를 지키는가"라는 생각이 굳어지면 검찰 독재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전 일본 검사총장은 "수사로 세상이나 제도를 바꾸려 하면 검찰 파쇼가 된다"고 경계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난 세월 검찰이 보여준 헌신과 희생을 도외시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마약 범죄나 조직폭력 범죄에서 자유로운 것은 검사들의 처절한 노력 때문이다. 존경하던 검사 한 분은 정보 누설로 조폭 두목을 놓치자 분한 마음에 겨울철인데도 난로를 켜지 않고 사무실 야전침대에서 자면서 검거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오만한 기업가가 허위공시를 하거나 분식회계를 겁내는 것도, 갑질하던 사장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두려워하는 것도 감독기관 뒤에 검찰이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은 국민은 알 것이다.


경찰에서도 검사들을 의식하여 나름 공정하고 최선을 다한 수사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검찰의 난폭함만큼 두려운 것은 검찰의 무기력이다. 민원인들의 말에 따르면 요즘은 고소를 해도 해결되는 법이 없고 경찰이 수사를 잘못했다고 검사에게 시정을 요구해도 별 관심이 없다고 한다. 아마 경찰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추세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검사들의 자긍심 상실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수사권 논쟁에 대해서도 내부에서는 직접수사권을 중시하는지 수사지휘권을 중시하는지 토론조차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므로 이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검찰을 격려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소수의 일탈 선배들 때문에, 몇몇 정치적 의도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전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검사들은 명예를 중시하고 밤새워 자기를 태우는 사람들이다. 독자적 양심과 절제력을 갖춘 법률상 단독 관청이다. 그들을 일으켜 세워 국민을 지키도록 해야만 한다.

[김병현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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