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보이스
사외칼럼

[매경의 창] 코로나 종식 라인, 그 이후의 경주

입력 2020.10.30 00:08  
  • 공유
  • 글자크기
의사결정 속도 높인 기업
위기에도 재무성과 '껑충'
코로나 후에도 생존하려면
스피드 바통 넘겨받아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4300만명, 사망자가 110만명을 넘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이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과연 코로나19는 언제 종식될 것인가.

우선 '종식'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역학적 관점에서의 종식이다. 사회가 집단면역 기능을 갖추어 더 이상 비상대응체계가 요구되지 않는 시점이다. 둘째는 사회·경제적 관점에서의 종식이다. 코로나19 치사율이 사회 전반의 사망률 수준으로 감소하고 장기적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사라져 평상시 활동이 재개되는 시점이며, 전자보다 먼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의 역학적 종식 시점이 2021년 3분기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백신이 올해 말 또는 내년 1분기 안에 개발돼 6개월 이내에 전 지역에 보급되며, 대다수 미국 국민이 접종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보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내년 2분기 종식 시점에 도달하고,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내년 말이나 2022년까지 지연되는 것이다. 백신 개발과 보급 외에도 자연·적응 면역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이 종식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종식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아마도 혹독한 마라톤 완주를 위해 달리는 지친 선수의 마음과도 같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종식 이후에도 달리기 속도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맥킨지의 글로벌 경영자 설문과 기업 성과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동안 기업들이 변화에 나선 이유는 비용 절감, 고객 중심, 생산성 향상이 아닌, 시장의 변화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스피드' 때문이었다. 스피드 경영을 한 기업의 경우 원격근무, 고객의 온라인 구매·서비스 지원, 첨단 운영 기술 도입, 공급망 조정, 클라우드 전환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20~25배나 단축시켰다. 2~3배도 아닌 엄청난 차이다.


그 결과, 스피드가 높은 기업들의 성과는 그렇지 못한 기업들 대비 3배의 성장, 2.5배의 재무 성과, 4.8배의 혁신을 달성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분석 결과는 기업 간 스피드의 차이를 가져온 결정적 요인이 기능 간의 사일로(부서 간 장벽), 협업의 수준이나 경직된 정책도 아닌 의사결정의 속도라는 점이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55%의 경영자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입한 혁신들이 종식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이는 기술, 통신 미디어 업계가 69%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를 포함한 '굴뚝' 제조업계도 43%에 이른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도 어떻게 스피드한 혁신 경영을 이어갈 것인가. 다음의 목표를 가져보자. 첫째, 일하는 방식을 과감하게 바꾸자. 5대 핵심 업무의 의사결정 속도 5배 가속화, 회의·보고 시간의 50% 축소, 인력의 70% 원격근무화 등이 대표적인 지향점이 될 수 있다.

둘째, 조직 구조를 과감히 개편하자. 제로 베이스에서 조직 구조를 단순화하고, 관리 범위 극대화, 2~4개의 보고 계층 제거, 핵심 고객 니즈 해결을 위한 5~7개 애자일 팀(여러 기능을 한 팀에 배치한 기민한 팀)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셋째는 인력의 혁신이다. 조직 내 20대 핵심 역할 정의, 신속한 인력 재배치를 위한 '인재 마켓플레이스' 구축, 조직의 스피드 경영 역량 강화 등이 요구된다.

'당사의 디지털 혁신을 이끈 리더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최고경영자도, 디지털 총괄도 아닌 코로나19라는 삽화가 화제다. 코로나19 상황 속 엄청난 속도는 혁신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결과라는 말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스피드 경영은 이어질 것이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기업의 경영진이 스피드 바통을 넘겨받아 뛰어야 할 것이다.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