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매경이코노미스트] 경영학교육 혁신과 일자리

입력 2021/05/04 00:04
경영학은 이제 교양이자 상식
사회서 원하는 지식 가르쳐야
그러려면 교수들 승진 요건에
외국학술지 게재 비율 낮추고
기업임원 강단설 기회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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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대학 캠퍼스에 학생들이 사라진 지 1년이 넘었지만, 최소한 또 다른 1년은 변화가 없을 것 같다. 대학 주변의 음식점과 호프집, 학생 대상의 원룸, 캠퍼스 내 편의점 등은 코로나19가 완화된다고 해도 쉽게 원상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3월 이후 대학가에는 정원 미달과 구조조정이 계속 언급되고 있으며, 향후 계속될 고등학교 졸업생의 감소는 대학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줄이고, 공공부문도 지난 몇 년의 대규모 채용의 결과 신규채용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문학과 어학을 공부하는 어문계열은 물론이고, 한때 높은 취업률로 입학경쟁률이 높았던 경영학과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영학은 이제 일반적인 교양과 상식이 되어가고 있다.


경영학과만이 아니라 한때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경영전문대학원도 졸업 후에 연봉에 차이가 크지 않아서 인기가 식었고, 드디어는 미달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경영학이야말로 전형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임은 당연하지만 학생을 교육하는 기관으로서,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사회에서 요구하는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교수가 되기 위한 요건과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가 간의 괴리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다음의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경영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교수의 승진 요건에 외국 학술지 게재의 중요성을 낮추어야 한다. 물론 학문의 글로벌화는 필요하지만, 우리 경영학자들에게는 한국의 기업에 시사점을 주는 연구가 중요하다. 외국의 저명 학술지에 외국의 자료를 분석해서 논문을 게재하고, 한국 대학에서 교수가 되고 정년을 보장받는 것은 문제다. 우리 기업을 잘 모르는 데다가, 심지어 국내 기업에 대한 연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연구재단은 최근 수천 개의 등재 학술지 중에서 학문분야별로 한 개씩 우수 학술지를 다시 선정하고 있다. 연구재단에 등재된 우수 학술지라면 외국의 등재 학술지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둘째, 경영학 교육을 위해서 학과 간, 단과대학 간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경영학 전공에 필요한 졸업 요건을 낮추고 부전공, 복수전공, 자유전공 등을 통해서 바이오, 환경, 컴퓨터공학 등을 제한 없이 수강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교수가 강의할 수 있는 과목을 개설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필요한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벤처, 창업,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가상화폐 등과 같이 새로운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국내 대학의 경영학과는 아직도 반세기 전에 정해진 6개 전공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셋째, 코로나19는 대학에서 지난 10년 이상 추진했던 온라인 교육을 한 학기 만에 완성시켰다. 과목의 특성에 따라서 온라인 강의를 통해 무제한 수강생의 교육이 가능하다. 온라인 시대에 여전히 학생 대비 교수 비율을 맞추어야 하는가? 굳이 방학 기간을 둘 필요 없이 열심히 하면 2년이나 3년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바꾸어야 한다. 규제만 풀면 준비는 되어 있다. 현재도 독학사 제도 등을 이용하면 1년이나 2년 만에 대학 졸업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학술 연구 중심의 기존 교수들 외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의 임원들이 경영학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매년 퇴임하는 임원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어한다. 지식과 함께 살아 있는 경험을 갖춘 경영학 전공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것은 경영학 교수들의 책임이다. 인재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다.

[이영면 전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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