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365일 멈추지 않는 태풍과의 사투(死鬪)

입력 2021/05/10 00:04
수정 2021/05/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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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꽃가루 등에 영향을 받는 봄철에 태풍을 떠올리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여름과 가을 사이 태풍이 발생하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지만 겨울과 봄은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은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태풍은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고, 관련 기관들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올해도 이를 증명하듯 2021년 2월 18일 중국어로 '진달래'를 뜻하는 올해 첫 태풍 '두쥐안'이 필리핀 남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데 이어 4월 14일 북한에서 제출한 '수리개'라는 이름을 가진 두 번째 태풍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에서 발간한 '2019년 재해연보'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전체 중 98.4%로, 그해 발생한 자연재해 피해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태풍의 피해가 많았던 이유는 발생한 태풍의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2019년 발생한 태풍은 총 29개로 여름철에 4개(다나스, 프란시스코, 레끼마, 크로사), 가을철에 3개(링링, 타파, 미탁)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태풍 7개는 근대 기상업무가 시작된 1904년 이래 1950년, 1959년과 함께 가장 많은 수로, 피해도 컸다.

또한 2020년에도 태풍 23개가 발생해 4개(장미, 바비, 마이삭, 하이선)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등 태풍은 온 국민의 관심 대상이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서는 북서태평양 감시구역 내에서 발생하는 태풍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예보를 생산한다. 아울러 더욱 정확한 태풍정보 생산을 위해 해당연도에 발생한 태풍의 '베스트트랙'을 생산한다. 베스트트랙이란 태풍 사후에 예보 상황에서 사용하지 못했던 관측자료까지 모아서 더욱 자세하게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강도, 강풍 반경을 다시 분석한 자료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현재 우리나라의 태풍예보 정확도는 기상 선진국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2020년 연이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3개(바비, 마이삭, 하이선)에 대한 예측은 미국이나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런 결과가 한 해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태풍예보 정확도 향상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생산한 태풍정보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태풍정보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도 함께 이루어진다. 기상청에서는 2020년 5월 15일부터 '열대저압부 5일 예보'를 실시하고 있다. '열대저압부'는 24시간 이내에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7m를 넘어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풍의 전 단계로,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4m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더욱 선제적으로 태풍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좀 더 자세한 '열대저압부 5일 예보'를 제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식물들은 겨우내 뿌리에 양분을 저장하고, 태풍과 강한 비바람을 견디고 나서야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화려한 꽃과 튼실한 열매는 인내하며 축적시킨 시간의 결과인 것이다. 태풍 업무도 마찬가지다. 기상청은 2021년에도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확한 태풍정보 생산과 신속하고 다양한 소통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박광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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