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가슴 설레는 인공지능 기반의 공동체 혁신

입력 2021/07/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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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OpenAI) 재단이 지난해 GPT-3라는 심층학습(Deep Learning)을 이용해 인간처럼 문장을 만드는 '자기회귀 언어모델'을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무인자율주행 셔틀'이 운행을 시작했다. AI가 탑재돼 스스로 위험 상황을 회피하고 말도 알아들으며 목적지를 판단해 주행한다. AI가 점점 우리 곁에 다가오면서 발명가 레이 커즈와일이 주장하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오는 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AI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비즈니스를 할 수 없고 회사 경쟁력 확보도 어렵다.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AI는 새로운 전기(電氣)"라며 AI의 미래 가치가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ETRI에는 현재 600여 명의 인공지능 전문가가 있다. AI 관련 SCI 논문 제1저자와 국제특허 제1발명자들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쟁력 있는 연구자들이다. 전체 연구원 중 30% 정도가 인공지능 전문가라고 볼 수 있다. ETRI만 하더라도 이처럼 AI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까지는 지난 30여 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AI 원천기술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ETRI의 인공지능 연구 출발 시점은 1990년대부터였다. 당시 자연어처리연구실과 음성인식연구실이 합쳐져 2000년 언어지능연구부가 만들어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공지능에 대해 대중의 관심은 물론, 정부의 관심도 크지 않았다. 연구를 하기까지 가장 큰 장애물은 '국가 경제를 어떻게 살찌울 것인가?'라는 문제에 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국어 자연어처리 연구는 경제 발전의 도구로만 보지 말고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우리가 직접 이 기술을 개발해 국어의 주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정책의 논리를 펼쳤다.

결국 연구과제를 받아 우리말 한글에 대한 말뭉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데이터 기반 자연언어처리의 시작이었다. 국가 연구과제로 대형 국책사업화하기는 참 어렵다. 하지만 그 당시 선각자의 안목으로 과제를 만들고 과제를 수행한 연구자들이 있었기에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자 특허문서 자동번역, 자동통역기, 초등학교 영어학습 시스템, 한국형 응답하는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등이 탄생했다. AI 원천기술은 많은 기업들에 이전돼 서비스 상품으로 출시 중이다. 연구진이 20년 넘게 땀 흘려 만든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램은 세상에 나와 숨 쉬고 있다. 뒤늦게 대학, 기업, 기관 등에서 AI의 중요성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깨달아 AI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번의 시험에 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파도가 밀려와 그 파도를 잘 넘느냐 여부가 국가 운명을 바꿀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온라인, 비대면 세상의 패러다임에서 국가 발전의 돌파구는 바로 AI를 기반한 사회 공동체의 지능화다. 사회 전반에 'x+AI'를 내재화하는 것이 바로 사회 혁신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따라서 AI를 잘 쓰는 사람과 공동체가 제일 앞장서 나아가는 시대가 돼야 한다. 그동안 산업 발전의 돌파구로서 AI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개인+AI' '사회공동체+AI'에 대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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