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대장동은 구조적 결함…또 터진다

입력 2021/09/28 00:04
수정 2021/09/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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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구조적인 결함이다. 설날이 지나고 광명시흥(LH사태)이 터지더니 추석엔 대장동 때문에 시끄러웠다. 6개월마다 터지는 사고는 우연이 아니다. 제어할 수 있는데 못 한 거고, 이번에 바로잡지 못하면 제2, 제3 사고도 나올 수 있다. 그럼 어떤 구조가 문제인가? 몇몇 중요한 장면을 반추해보자.

#장면1: 대장동은 2005년 LH에 의한 공공개발로 추진되다가 'LH는 민간과 경쟁하지 말라'며 2010년 공공개발이 철회되었다. 그 몇 년간 누군가는 토지작업을 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기세력들이 공공이든 민간이든 개발될 것이 확실한 땅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이 와중에 부동산업자의 '대장동 로비사건'이 발생하여 정계인사 및 LH 간부 등이 연루되어 처벌받게 된다.


개발과 관련이 있는 토지의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할 때는 이를 면밀히 살펴봄이 당연하다. 만약 그 세력들이 이번에 이득을 봤다면 패자부활전(?)에서 성공한 셈이다. 굳이 부동산감독원을 만들지 않더라도 중앙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이 최근 만들어졌으나 제대로 된 시스템이라고 보기 힘들다.

#장면2: 2010년 지방선거 이후 판이 바뀐다. 투기세력과 결탁된 민간개발로 인한 문제점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시 공공개발로 방향이 바뀌고, 2014년 1월 성남도시공사가 설립된다. 그럼 성남도시공사 주도로 개발을 하면 되는데, 여기서 브레이크가 걸린다. 1조원이 넘는 토지보상비 등 사업비는 공사나 성남시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공채 발행은 행안부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신설 공사가 자본금, 부채비율 등 요건을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 LH는? LH는 교차보전이라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수익 나는 곳에서 돈을 벌어서 다른 지역에 쓴다. LH에 맡길 경우, 성남시에 돌아올 이득은 거의 없다.


이 장면에서 어쩔 수 없이 공공의 이득을 선 확보하고, 사업은 민간에 맡기는 공공과 민간이 융합하는 구조가 나온다. 이건 당시 상황에서 최선으로 보인다. 서울 정도를 제외하면 LH가 전국의 개발사업을 거의 독점해왔다. 지방 공사에 사업을 맡기자고 하면, 전국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들 한다. 20여 년 전에 지자체가 용적률을 결정하게 하는 법이 제정될 때도 그랬었다. 온 국토가 난개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결과는 지금 보는 것과 같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역의 사업은 지역이 책임지고 하는 게 맞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결심하면 된다.

#장면3: 공공+민간 사업구조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2014년 7월 '빚 내서 집 사라' 할 정도로 얼어붙었던 부동산 경기가 이후 활황을 넘어서 이른바 대박이 났다. 물론 부동산 경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득이 과도하다. 과도한 불로소득을 환수할 장치를 우리는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다. 어디까지가 도시개발로 허용할 수 있는 이득일까? 개발이익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

지난 3월 LH사태가 터지고 반년이 더 지나서, 중앙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회사를 쪼개고 직원을 수천 명 내보내는 것이었다. 이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분풀이에 불과하다. 대장동건도 사업자 선정 과정이나 컨소시엄 구성 등 지엽적인 것들만 따지고 있다. 이건 수사하면 밝혀질 것이고, 보다 큰 것을 손대야 한다. 광명시흥이나 대장동이 가능했던 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이걸 이번에는 바꿔야 한다.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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