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차트로 보는 중국] '태풍' 불어도 혁신은 날아오른다

입력 2021/09/28 00:04
中 규제에 불확실성 커졌지만
창업생태계 촘촘하게 연결
유니콘 기업 250개 넘고
상위20곳 벤처투자사 돈줄 튼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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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길목에 서 있으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중국 전자제품 제조업체 샤오미 창업자가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에서는 수많은 혁신의 기회가 있었고, 이를 활용해 부를 쌓는 친구와 동료의 사례도 많이 목격했다. 그 배경엔 빠르게 성장한 중국의 벤처 투자 생태계가 있다. 다섯 가지 특징에 주목할 만하다.

첫째, 발전 속도다. 2015년 이래 중국의 벤처 자본이 관리하는 자산규모(AUM)는 연평균 50%씩 성장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연평균 약 80조원에 달하는 거래가 성사됐다. 중국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250개가 넘는다.

둘째, 정부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정부는 전체 자본 출자 규모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앙정부는 인공지능, 양자정보, 반도체, 바이오텍 등 7개 분야를 혁신 핵심 분야로 지정했고, 지방정부 역시 지역별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 우선순위에 따라 정부 출자 기관은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셋째, 자본은 상위 운용사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2015년 '대중창업 만중창신(大衆創業 萬衆創新·모든 대중이 혁신으로 창업하게 하자)' 기조 아래 벤처 투자사가 급격히 늘어 현재 4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평균 자본 모집 규모는 미국 대비 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상위 운영사로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2019년 상위 20개 벤처 투자사로 전체의 64% 자본이 유입돼 2015년 41% 대비 크게 늘었다.

넷째, 기업 주도형 벤처 투자(CVC·기업이 전략적 목적으로 벤처기업에 투자)의 비중이 높다.


이들이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5%에서 2020년 64%로 확연히 늘었다. 중국의 테크 플랫폼들도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5대 인터넷기업의 투자 업체 수는 330여 개에 이른다.

다섯째, 달러와 위안화 자본 사이의 융합 현상이다. 초창기에 달러 자본은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소비 관련 산업에 집중했다. 반면 위안화 자본은 첨단 제조, 신소재, 친환경 사업 등에 빠르게 진출했다. 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많은 벤처 캐피털들이 두 종류의 화폐를 모두 모집하고, 투자 방향과 자금 회수 과정에서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 일련의 정책 변화로 미래의 불확실성은 커졌다. 하지만 돼지가 날 수 있는 태풍은 계속 불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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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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