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누리호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

입력 2021/10/14 00:04
수정 2021/10/1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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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미국의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SpaceX)'가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 탐사 로켓을 세상에 공개했다. 높이만 무려 394피트(약 120m)에 달하는 초대형 로켓은 가히 놀랄 만한 성과였다. 스페이스X는 그간 인류가 열망해온 달과 화성 탐사가 더 이상 꿈이 아님을 보여줬다. 스페이스X도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시간을 거슬러 2010년, 스페이스X는 숱한 실패를 딛고 마침내 첫 우주 발사체인 팔콘9 발사에 성공한다. 그 순간 세계는 발사 성공만큼이나 그들의 도전과 끈기에 박수를 보냈다.

이 시기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누리호 개발이다. 누리호는 장장 12년이라는 기간을 거쳐 개발된 일명 '한국형 발사체'다.


물론 한국의 발사체는 누리호가 처음은 아니다. 누리호에 앞서서 나로호가 있었다. 2013년 1월 나로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자 주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국민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있을 것이다. 누리호는 성패를 떠나 도전 그 자체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첫째, 누리호는 순수 한국 기술로만 제작된 첫 번째 '한국형 발사체'다. 누리호는 선진국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한국의 오랜 기술 개발과 연구 끝에 일궈낸 성과다. 과거 나로호 개발 당시 한국은 로켓 전체를 자체 개발할 기술이 없어 러시아의 핵심 엔진 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나로호는 한국의 독자적 기술로 개발된 발사체가 아니었다. 하지만 누리호에는 국가와 기업이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이 녹아있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우주 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된다.

둘째, 누리호 개발 경험은 국내 우주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의 기반이 될 것이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포함해 국내 300여 개 기업이 온갖 열정을 쏟아부어 만든 결과물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국내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한국은 직접 위성을 발사하며 더 공격적인 우주산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국내 우주산업은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립과 성장을 향해 나아갈 것을 확신한다.

셋째, 누리호는 K우주시대의 신호탄으로서 미래 우주산업 진출의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는 이미 '뉴스페이스'라는 우주경쟁 시대를 선포하고, 여러 우주 강국은 미래 우주산업 진출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역시 누리호로 얻은 발사체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위성체와 우주 탐사선을 쏘아 올려 세계 우주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지금, 우주 개발은 자원 채취, 식민지 건설 등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또한 6G 초고속 인터넷, 한국형 위치정보시스템(KPS) 등 국가 중요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달 21일 누리호가 드디어 발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이 민간의 기술혁신을 활용해 오늘날 우주산업의 성장을 이룬 것처럼, 우리 기업의 기술력으로 만든 누리호 발사는 앞으로 한국 우주산업 대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쓸, 누리호 발사의 성공을 우주산업 관계자로서 간절히 응원하는 바이다.

[송경민 한국우주기술협회장·KT SA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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