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매경이코노미스트] 올해 고용정책에 바란다

입력 2022/01/18 00:04
취약계층 일자리 최우선
규제혁신과 창업지원으로
민간부문 채용 뒷받침
디지털 인재 양성 위한
부처간 협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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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정부의 고용정책은 크게 여섯 가지로 정해졌다. 민간 일자리 창출, 취약 부문 일자리 회복, 미래 유망 산업의 인재 양성, 공정한 노동 전환, 고용안전망 구축 그리고 고용 서비스 확충이다. 여기에 31조1000억원의 예산이 집행된다. 고용정책의 목표는 코로나19 상흔 치유와 완전한 일자리 회복인데,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를 힘겹게 하고 있으며 부스터샷 이후의 추가 백신 접종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의 네 가지 정책에 대해 살펴보자.

고용정책의 중요성으로 보면 취약 부문 일자리 회복이 첫 번째다. 대선후보들은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을 강조하고, 초과 세수로 지원을 추가한다고 하지만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일자리마저 잃어버린 취약계층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은 별다른 논의가 없다.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커피전문점에서 쫓겨난 아르바이트(알바)생이나 계약직들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도 어렵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규모는 2만7000개로, 노인 일자리 84만5000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청년 일자리 도약장려금은 중소기업에서 청년을 채용할 경우 1년간 최대 960만원을 지원하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또한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에게 월 3만원을 지원해준다고 해서 직원이나 알바생을 계속 고용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중장년·고령자를 위해 정부는 재취업 지원과 새출발 크레딧 제도 등을 운영하는데, 문제는 중장년 고령자를 채용하는 기업들은 어디인가 하는 점이다. 법적으로 정년은 60세지만 통계청은 1차 직장의 정년이 49.3세라고 발표했다. 이후에 일할 곳이 없는 것이 문제다. 민간부문에서 제대로 청년과 중장년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룹 총수에게 확답을 받는다고 해서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민간 일자리 창출 기반 강화는 첫째가 규제혁신·창업지원 등을 통한 민간투자 분위기 조성인데,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에서 풀어내는 규제보다 국회에서 훨씬 많은 규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선진국이 된 것은 당시 반도체를 규제하는 반도체과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부가 메타버스·블록체인·클라우드·지능형 로봇·디지털 헬스케어 등 5대 분야에 대해 범부처 '신산업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반갑게만은 들리지 않는다. 벤처와 창업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문제다. 유망한 분야라면 투자할 자본은 시장에 넘쳐나고 수많은 일자리도 만들어낸다. 모쪼록 정부 주도의 K뉴딜 사업 2.0이 안정적으로 궤도에 진입하기를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지만 대학의 인문사회 계열 학과는 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도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소위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은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와 같은 잘나가는 정보기술(IT) 기업에 가려면 대학이 아닌 학원에 다녀야 한다. 디지털·신기술 인재 양성은 여전히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심이고, 고용노동부는 아직도 폴리텍 대학이나 특성화고에 머물러 있다. 학령인구 감소가 가장 큰 걱정인 교육부는 대학 정원을 줄이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부처 간에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산업구조 전환에 대응하는 공정한 노동 전환은 자동차회사와 석탄발전회사 등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공정한 노동 전환이 아니라 탄소중립 노동 전환이다. 2021년에만 5대 시중은행에서 262개의 점포가 사라졌고 증권사 지점도 마찬가지다. 전기가스업에서는 7만명이 일하지만 교육서비스업에서는 90만명이 넘게 일하고 있다. 정부 정책은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산업과 일터를 모두 공정하게 챙겨야 한다.

[이영면 전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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