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테마진단] 미디어강국 백년대계를 세울때

입력 2022/05/23 00:04
수정 2022/05/23 00:47
미디어는 이념 아니고 산업
이에 기초한 새 접근이 필요

법체계 개편으로 규제혁신
휘둘리지 않는 정책 거버넌스
OTT 육성정책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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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언론의 자유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도록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다양한 의견과 사상이 공유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미디어 다양성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는 미디어의 보도와 제작이 '공공성 강화' 논리로 포장되어 정치성과 정파성, 이념성으로 편향되었다. 또한 미래를 위한 방송통신미디어 제도와 산업에 대한 비전과 청사진 제시가 부재하고 방송통신미디어 생태계 변화에 부응하는 통합법 정립을 외면하였다. 그 결과 글로벌 OTT(Over The Top)의 국내 진출 확대로 국내외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 전통적 미디어 산업의 가치사슬이 붕괴되었고 공영방송·지상파방송·케이블방송·신문 등의 공공성이 오히려 약화되고 정체성 위기와 재원 고갈에 직면하였다.


이 틈을 비집고 글로벌 OTT 등 인터넷 기반 방송사업자, 넷플리스·유튜브 등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방송통신미디어 시장 잠식은 급속도로 확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 새 정부는 무엇보다도 방송과 미디어를 산업적으로 접근하고 육성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기생충' '미나리'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드라마 1위인 '오징어 게임' 'D.P.' 등을 제작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이 효과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오징어 게임'의 경우 1편에 5조6000억원의 경제효과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부수효과를 창출하였다. '기생충'의 경우에도 전 세계적으로 170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바, 이는 삼성전자의 2021년 반도체 수출액 120조원과 비교해보면 미디어 강국으로 위상 제고에 기여하는 바를 가늠하게 한다.

경제적 효과에 기반하여 미디어 산업을 통한 국가 경제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디어 산업 전반의 규제 혁신이 이뤄지도록 미디어 법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업자에 대한 허가·승인 유효기간을 최대 5년에서 최대 7년으로 확대해 사업자들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혁신에 보다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 산업에 역동성을 불어넣기 위해 소유·겸영에 대한 규제, 방송 편성에 대한 규제, 방송의 재원이 되는 방송광고에 대한 규제 등을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규제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다음으로 새 정부에서는 정부-기업-학계-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정책 거버넌스(가칭 미디어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일관된 미디어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 주체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 백년대계를 위한 비전과 전략,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존 미디어에 적용되는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플랫폼, 콘텐츠 등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큰 틀의 수평적 분류 체계를 수립해 각 특성에 따라 차등화된 규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학계-업계-시청자-심의기구로 협의체를 구성해 심의기구 효율화 방안을 연구하는 등 미래지향적인 자율심의 체계 도입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정부는 유튜브를 비롯한 이른바 OTT 채널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OTT 산업의 핵심은 전문인력 수급과 제작비 확보다. OTT 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K-OTT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K-OTT 콘텐츠의 경쟁력이 탄탄하게 제고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 공정을 혁신하여 미디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신정부가 출범하는 날, 푸른 하늘에 핀 영롱한 무지개가 우리나라의 '미디어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신호가 되어 세계 속의 미디어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구종상 동서대학교 방송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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