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김성회의 고사성어 리더십] 반지성주의를 막는 4가지 마음가짐

입력 2022/05/24 00:04
얕은 지식으로 남 깔보지 말기
근거 부족하면 의견 고집 말기
극단적 주장에 매몰되지 않기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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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사람답지 않다." 교육열이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우리나라에서 이 말이 칭찬인 이유는 무엇일까. 기저에는 가방끈 긴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깔려 있다. 또 헛똑똑이란 말도 있다.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다르다는 점에서다. 우물 안 개구리의 협량한 지식인일수록 본인은 엄청 똑똑한 것으로 알지만 실제론 유능하지 않다는 비아냥이다. 둘 다 '먹물'에 대한 폄하이지만 전자는 태도, 후자는 실력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연설 후 '반지성주의'란 단어가 유행이다. 연설문에서 열거한 반지성의 내용은 집단적 갈등으로 인한 편파주의, 확증편향으로 인한 진실 왜곡. 다수의 힘에 의한 상대 의견 억압으로 요약된다.


지식 대(對) 지혜가 실용성으로 구분된다면 지배층(파워엘리트)과 지성인(intellectual)은 소수, 약자에 대한 가치관에서 구별된다. 서구의 지성인 개념은 1898년 간첩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드레퓌스 대위를 옹호한 인사들이 스스로를 집단화해 부른 데서 유래되었다. 동양에선, 춘추시대부터 사용됐던 '군자(君子)'가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지배계층의 자녀란 계층적 의미와 학식·덕행이 높은 지성인의 의미로 함께 쓰였지만 점차 후자의 의미로 전이되었다.

'논어'에서 '반지성주의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군자의 4가지 행동강령을 알아보자.

첫째, (진영논리를 피하기 위해) 군자는 긍지를 가지되 다투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는 것과 상대를 경시하거나, 적대시하는 것은 다르다. 내심으로 굽히지 않는 절개의 오(傲)는 가지되, 몇 푼짜리 지식으로 남을 깔보는 교(驕)는 다르다.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지만, 편가르기로 다투지는 않는다(君子矜而不爭 群而不黨).

둘째, (확증편향을 피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보고 들어 의심이 남지 않게 한다. 지적 겸손을 갖고 신중히 선택하면 뉘우칠 일이 줄어든다. 자기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근거가 부족한데도 밀어붙이지 않는다. 판단하기 어려운 것은 차라리 유보해두라(多聞闕疑 多見闕殆).

셋째, 극단편향의 노선을 걷는 것은 해롭다(攻乎異端 斯害也已). 기계론적 중립과 극단을 포용하는 중용은 다르다.

넷째, 여론의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공론의 추이를 살피라. 지지율보다 중요한 것은 지지층과 반대층의 특성이기 때문이다(衆惡之必察焉 衆好之必察焉). '배운 사람답지 않다'가 아닌, '배운 사람답다'가 칭찬이 되는 지성주의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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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코칭경영원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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