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탄소중립시대 핵심물자, 탄소 소재

입력 2022/05/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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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은 사회 각 분야에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잘못된 소음을 거르고 통계학적으로 진짜 의미 있는 신호를 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산업과 경제 분야에서도 잘못된 통계적 해석과 미래 예측 그리고 산업에 대한 편향된 시각에서 비롯된 이기주의나 패권경쟁 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경제안보'와 '지구환경'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해볼 수 있다. 그리고 탄소 소재는 우주항공, 방위산업, 모빌리티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제성장을 주도하게 될 핵심 산업군에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에어로 모빌리티(우주·항공·방위산업) 분야에서 탄소 소재·부품은 각광을 받는다.


동체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전체 제조원가의 20~3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지구환경 측면에서 탄소 소재는 제조부터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 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에서 CO2의 양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첨단 소재다. 이미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고성능 탄소 소재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고성능 탄소 소재 개발을 통한 소재 자립화는 우리 산업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탄소 소재가 철강 소재 대비 CO2 발생량이 높다는 편향된 해석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첫째, 전 주기적 평가 측면에서 본다면 탄소 소재는 강철 소재보다 가볍기 때문에 CO2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철보다 4분의 1 정도 가벼워 제품을 만들면 에너지 효율이 그만큼 높아진다. 높은 탄성과 강도도 갖추고 있어 마모나 부식의 위험이 작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생산량 확대 등 에너지 활용 효율성 제고를 통해 t당 CO2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 철강 소재는 연간 3600만t, 탄소 소재는 2000t이 생산된다.


단순히 지금 상황에서 t당 CO2 발생량 수치를 따질 것이 아니라 탄소 소재를 철강만큼 대량생산할 경우를 가정해 살펴봐야 한다. 탄소 소재는 생산량이 높아질수록 t당 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CO2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소재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의 원인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제조공정 과정에서 직접 배출되는 것인지,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원(전기·LNG·경유 등)에서 배출되는 것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산업에서 발생되는 CO2는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 등을 투입해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직접배출이 90%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탄소 소재는 석탄 등 원재료의 탄화 과정에서 이용되는 전기나 LNG 등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 비율이 대부분이다. 철강산업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CO2 포집·활용 기술 개발 등 고난이도의 공법 개선 과제를 안고 있지만 탄소 소재는 에너지원 변화만으로 CO2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별 대응 방식은 다르지만 '탄소중립 이행' 목표만큼은 전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기초 재료인 '소재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소재 간 경쟁에 따른 소음을 만들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 이행과 미래산업 발전을 위한 소재 융합으로 국내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청신호를 밝혀야 할 때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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