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뉴스페이스 스타트업' 육성하려면

입력 2022/07/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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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1t급 이상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나라가 됐다. 스페이스X 등을 통한 우주 관광은 다른 나라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이제 우리도 민간 항공우주 분야의 급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사실 우리나라 항공우주 기술 수준은 꽤 높은 편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2019년 주요국 무기체계 수준을 분석한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 따르면, 한국의 항공우주 분야 기술은 세계 10위 수준이다.

이제 다음 단계는 민간이 주도하는 항공우주 산업 육성이다. 최근 '뉴 스페이스'라고 통칭하는 민간 중심의 항공우주 산업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1조1000억달러로 2019년 대비 4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뉴 스페이스' 기업 스페이스X는 지난해 무려 33차례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는 전 세계 우주발사체 발사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혁신적인 시도들은 주로 민간 기업, 특히 스타트업들이 진입하며 가속화됐다. 시장의 움직임을 잘 읽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스타트업의 특성으로 우주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했다.

우리나라도 '누리호'의 발사를 계기로 산업 육성을 위한 조언이 최근 며칠간 많이 발표됐다. 그러나 지원의 구체성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성장 환경 마련에 대해서는 언급이 부족했다.

항공우주 스타트업은 다른 분야의 스타트업보다 육성이 쉽지 않다. 최근 몇 년간 스타트업의 사업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항공우주 분야는 사업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타 분야에 비해 훨씬 길어 데스밸리 기간을 견디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 정부의 지원 제도는 항공우주 스타트업의 특수성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기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는 그간 테크 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분야별로 사업화까지 시간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아 팁스는 일괄적으로 2년 동안의 지원을 끝으로 사업이 종료되는 상황이다. 항공우주 분야 기술 개발에 10년까지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년은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이런 점에서 항공우주 스타트업 등 육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분야를 위한 별도의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사업화까지 호흡이 긴 테크 분야를 위한 팁스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만기가 긴 항공우주 전용 모태펀드 조성, 뉴 스페이스 산업 육성 맞춤형 R&D 신설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뛰어난 항공우주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소형 위성 발사체를 전문으로 하는 '이노스페이스', 고효율 액체메탄 로켓을 활용하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벤처업계의 투자 선호 순위에서 밀려 벤처투자를 받은 항공 스타트업은 10곳도 채 되지 않는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보며 항공우주 스타트업들이 더 힘을 받고, 더 많이 창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절실해졌다. 우리 항공우주 스타트업이 우주로 비상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제도적 지원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홍정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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