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기고] 차세대발사체 개발해야 진정한 우주독립

입력 2022/07/0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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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10개국이다. 이 중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국제적으로 우주발사체 기술은 전략기술이자 보호기술로 국가 간의 기술이전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그래서 독자 개발만이 길이다. 하지만 우주발사체 기술은 기술적 난도가 높아 개발 과정이 매우 험난하다. 200t 무게의 누리호가 우주로 비상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한다. 지상에서 수없이 검증하고 발사에 나서지만 비행 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실패를 경험하기도 한다.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는 두 차례의 발사 실패를, 누리호도 첫 발사에서 실패를 경험해야만 했다.


역경을 이겨내며 우주발사체 개발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우주발사체는 우주로 갈 수 있는 우주운송수단이기 때문이다. 우주산업의 성장도 우주발사체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동안 우리 위성은 해외 발사체로 발사됐다. 독자적인 우주운송수단인 우주발사체가 없어서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우주발사체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우주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됐다. 누리호는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엔진을 우리 기술로 개발해냈고 대형 추진제탱크 제작 등 고난도의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발사대와 추진기관 시험 설비를 우리 기술로 설계·제작하는 등 중요한 인프라스트럭처도 확보했다. 그리고 약 300개의 국내 산업체가 누리호 개발에 참여해 발사체 개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다. 앞으로 누리호는 2027년까지 소형위성과 중형위성 등을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다. 후속 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신뢰성을 높이고 발사체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제부터는 누리호보다 발사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이 필요하다.


누리호 개발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살려 우주 발사 능력을 향상시키고 국가 우주 개발 역량을 확장해나가야 한다. 가까운 중국,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우주 발사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누리호는 고도 700㎞의 지구 저궤도에 무게 1.5t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형위성과 본격적인 우주탐사선은 발사할 수 없다. 하지만 차세대발사체가 개발되면 국내에서 개발되는 대형 저궤도 위성들과 달착륙선 등을 모두 발사할 수 있게 된다.

차세대발사체는 2단형 발사체로 아리랑위성과 같은 대형 저궤도 위성, 그리고 무게 1.8t의 달탐사선과 무게 1t의 화성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는 성능이 목표다. 또한 차세대발사체는 여러 기의 위성을 탑재하여 서로 다른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차세대발사체에는 기존 누리호 엔진에 비해 추력 조절과 재점화가 가능한 고성능의 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며, 경량화 기술을 적용한 추진제탱크 개발 등 고난도 기술들을 적용할 계획이다. 차세대발사체 개발 후에는 액체보조로켓과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로 제한이 풀린 고체보조로켓을 활용한다면 발사 성능을 더 높일 수도 있다.

차세대발사체가 개발돼야만 우리가 원하는 우주수송능력을 갖출 수 있고 외국 발사체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우주 독립을 실현할 수 있다. 누리호가 연 우주의 문을 차세대발사체가 더 넓고 높게 확장할 수 있다. 차세대발사체 개발로 국가 우주 개발의 대전환과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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