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독자칼럼] 장애인 앞길 막는 지하철 시위

입력 2022/07/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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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들도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살기 벅찰 때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필자 같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 비하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수없이 많다. 구구절절 사연을 어떻게 짧은 글에 다 옮길 수 있겠는가. 모든 장애인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렇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30~40년 전만 해도 장애인 인격을 무시하는 일은 일상이었다. 1981년 장애인의 날이 제정되고 나서야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조금씩 바뀌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장애인들의 언론 노출이 크게 늘어나는가 하면 복지법 등의 개정을 통해 제도적 뒷받침도 이루어졌다.

필자가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 죄 없는 일반 시민을 볼모로 벌이는 지하철 점거 시위다. 전장연의 이 시위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지금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열차 선로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쇠사슬을 몸에 칭칭 감고 선로에 들어가 지하철 운행을 가로막았다.

이런 행동을 하기까지 겪은 이동의 제약과 그 고통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콜택시가 있다고 해도 장애인 숫자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그러나 1분 1초가 급한 출근 시간에 한 시간씩이나 지하철 문에다 전동휠체어를 걸쳐 놓고 운행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장애인인 필자가 봐도 지나친 행동이다.

이런 행동들은 우리 앞길에 바리케이드를 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비장애인들이 얼마나 장애인들에게 혐오감을 느낄까 염려되고 안타까울 뿐이다. 비장애인들이 필자 같은 장애인들을 인격의 주체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출근길 시위는 열심히,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쯤에서 죄 없는 시민들을 상대로 벌이는 불법 시위는 멈추기를 촉구한다. 시위는 서울시청에 가든지 국토교통부에 가서 해야지 왜 지하철인가. 본인들이 약자이면서 왜 힘없는 서민을 괴롭히나. 오늘도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장애인들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같은 장애인으로서 간곡히 부탁한다.

[이성심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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