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내국세 20.79%' 자동 배정된 교육교부금…미래 세대에게 '막대한 국가채무' 부메랑 [Big Picture]

입력 2022/08/10 00:04
유·초등생 14명 소규모학교
급식비로 1억2천만원 처리
한해 예산 6억원 편성하면서
회계직원 8명은 어불성설
1인당 공교육비만 최소 1억
美 사립초 유학비용보다 많아

학생수 줄어도 교부금 그대로
국가채무비율 갈수록 불어나

내국세수와 연결 고리 끊고
물가범위내로 교부금 산정땐
2060년 국가채무 28.2%P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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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알리미를 통해 조사한 경상남도 합천군의 A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14명에 불과한데 교사와 행정직 등 교직원 수는 2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산은 6억800만원으로 학생 1인당 공교육비만 최소 9765만원이다. 이는 기숙사비를 포함한 미국 사립 초등학교 유학비용 7만달러(약 9130만원)보다 높다. A학교의 급식 단가는 끼니당 3만7754원에 이른다. 급식비만 해도 고급 한정식 1인당 단가를 뛰어넘는 A학교의 운영은 지나치게 방만하다. A학교는 자동차로 1분 거리에 사립 B중학교가 있고 15분 거리에는 초등학교 2곳, 공립 중·고등학교가 각각 1곳이다. A학교는 이들과 통학 차량을 공유하거나 급식을 위탁해도 훨씬 효율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그럼에도 경남도 교육청이나 학교는 꿈쩍하지 않는다. 학생 수가 줄어도 내국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돼 매년 증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덕분이다. 한 해 교육 예산의 80%를 차지하는 교육교부금은 교육청의 화수분이나 다름없다.


최근 정부와 대학을 중심으로 교육교부금 산정방식을 교육 수혜자의 변화 추이를 반영하는 보다 합리적 방식으로 개편하자는 사회적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초·중등 교육비로 지출되는 재원 중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이전해주는 재원이 교육교부금이다. 교육교부금은 초·중·등 교육에 한정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 재원은 내국세수의 20.79%와 교육세수의 일부로 구성된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지원단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중·고 교육재정을 효율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발표한 산정방식 개편안과 올해 1월 개최된 정책토론회가 사회적 공론화를 촉발했다.

초·중·고 교육 투자는 매우 중요한 지출 분야이나, 국가재정이 감내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가재정 지출 분야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초·중·고 교육재정을 확대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재정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정책입안자라면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KDI 보고서는 교육재정교부금 총량을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증가시키되 학령인구 비중의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을 개선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전년도의 교부금액을 예산작성 과정에서 전제되는 경상GDP 증가율로 증가시키되 전체 인구 대비 학령인구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하면 교부금을 경상GDP 증가율보다 더 큰 증가율로 증가시켜 주고 반대의 경우에는 경상GDP 증가율보다 낮은 증가율로 증가시킨다. 경상GDP는 내국세수의 변동성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증가해서 초·중·고 교육재정의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학령인구 비율에 의해 교부금 증가 속도를 조절해주는 것도 현행 산정방식보다 합리적이다.

◆ 산정방식 개편안, 학령인구 줄어도 교부금 총량은 증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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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을 앞에서 소개한 방식대로 개편하고 2021년 하반기의 국세 수입 호조세를 반영하면 2021~2060년 현행 내국세수 연동방식으로 추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대비 40년 누적 1366조3000억원의 재정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은 2021년부터 개편안이 시행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졌다. 최근 2021년 국세 수입의 예상 밖 호조세에 의해 향후 장기 국세 수입 전망의 베이스가 상향 조정됨에 따라 내국세수 연동방식으로 추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량 장기 전망도 상향 조정되어 2021년 결산기준 교부금 전망액은 64조7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60년 176조8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2060년 학령인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는데,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현행 방식의 교부금 총량은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에 의해서 경상GDP 증가율로 전년도 교부금 총액을 증가시키되 학령인구 비율의 변화 추이를 반영하면, 교부금 총액은 2021년 56조5000억원에서 2060년 113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영 초기의 재정절감액 규모는 10조원 이하의 수준이나 학령인구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교부금 증가 수준을 통제하여 2060년 한 해의 재정절감액은 63조5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학령인구 감소율이 지속되는 2030년대 중반까지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방식을 개편해도 교부금 총액은 줄어들지 않는다.

교부금 산정방식 개편안은 1인당 경상GDP 대비 학령인구 1인당 평균 교부금 비율을 항상 안정적으로 26.8%로 동일하게 유지시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동 비율이 2021년 28.3%에서 2060년 41.8%로 확대되는 현행 방식의 경우와 대조적이다. 1인당 경상GDP의 27% 수준을 매해 안정적으로 학령인구 1인당 평균 교부금으로 지원하여 지나친 확대를 통제하고 재정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미래 교육성과, 교육재정 수요 정보 없는 現 교육교부금 개편 시급


같은 규모의 지출로 더 큰 성과를 낳거나 동일한 성과를 보다 작은 지출로 달성하도록 항상 재정지출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검토되고 분야별 예산 배분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출직 교육감 선거제도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같은 경직적인 제도로는 분야별 재원 배분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없고 초·중·고 교육 투자 자체의 효과성과 효율성도 제고되기 어렵다.


특히 내국세수의 20.79%와 교육세수로 구성되는 교부금 산정방식에는 미래의 교육재정 수요나 교육성과에 관한 정보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 교부금 산정방식이 개편되어야 할 가장 큰 이유이다.

현행법과 제도가 유지되는 경우, 현재 50% 수준인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비율은 인구고령화로 빠르게 증가하는 의무지출과 내국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의해 2060년 144.8%로 높아질 것으로 KDI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국가채무비율은 미래 세대에게 지워지는 부담이다. 우리가 현재 초·중·고 교육을 무상이라고 말하지만, 초·중·고 교실에서 12년의 세월을 보낸 미래 세대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복지 비용뿐만 아니라 비효율적 교육비 지출에 의해 누적된 국가채무의 원금에 이자까지 듬뿍 얹은 막대한 규모의 빚을 짊어져야 한다. 무상교육 비용 부담의 주체와 시기만 현세대에서 미래 세대로 바뀌었을 뿐 현재의 무상교육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우려스러운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 우리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국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교부금 산정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지난해 KDI 보고서에서 제시된 교부금 총량 산정방식처럼 내국세수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실질소득 향상과 물가 상승의 범위 내에서 교육 수혜자의 변화를 반영하여 합리적이고 안정적으로 초·중·고 교육재원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 2021년 하반기의 국세 수입 호조세를 반영하여 추계한 결과, 이러한 교부금 산정방식 개편만으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144.8%에서 116.6%로 28.2%포인트나 낮아질 수 있다.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87.6%까지 낮추며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KDI 보고서는 재량지출 추가 조정, 소득세 및 부가가치세 세율 인상, 비과세 감면 정비 방안도 제시하고 있지만, 교부금 산정방식 개편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율 인상 등 강력한 세입 기반 강화 정책이 보다 효과적으로 중앙정부 재정 여력 확충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추가 세수의 20.79%를 초·중·고 교육비로 자동 배분해야만 하는 현행 방식에서 내국세수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필요한 재원보다 더 큰 규모의 세수를 확보해야 하는 비효율적 재정운용의 근원이 현행 교부금 산정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국세수에 연동된 산정방식 개편이 늦어질수록 재정 여력 확충 효과는 줄어든다. 지금 개편해야 한다.

◆ 시도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계에 드리는 당부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절대인구 감소가 실현되는 인구축소사회로의 진입과 인구고령화의 심화는 향후 수십 년간 되돌릴 수 없다.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거대한 충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교육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부금 제도 혁신 논의에 다음의 이유로 적극 협조해야 한다. 첫째, 내국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교부금 산정방식은 과거 부족했던 학교와 교원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 수단이었으나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여러 보고서와 토론회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2011년 이후 교원 1인당 및 학급당 학생 수의 감소 등 교육 여건 개선은 대부분 학령인구의 자연 감소에 의한 결과이지 교부금 확대에 의한 교원 및 학급 수 증가에 기인하지 않았다.

둘째, 초·중·고 교육재정은 국가재정의 일부분이므로 국가재정 전체의 시각에서 교부금 산정방식의 문제를 살펴야 한다. 초·중·고 교육 투자는 미래 세대의 부담이 아닌 교육 및 노동시장 성과로 연계되도록 항상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또한 교육 투자도 다른 분야의 예산과 같이 성과평가의 대상이며 필요에 따라 예산 조정의 대상이어야 한다. 현행 교부금 산정방식은 교육계의 기득권이 아니다.

셋째,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한 교육 사업은 인구 소멸위기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가져와서 젊은이들을 해당 지역에 모여들게 하고 다음 세대의 교육 수요를 유발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B등급 이상의 안전한 학교시설에서 수행하지 못하는 교육 콘텐츠의 제시도 없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선행되지도 않은 채, 안전한 학교시설을 40년이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재건축할 정도로 국가재정이 여유롭지 않다.

넷째, 같은 학교급별 수평적 통합·운영뿐만 아니라 초·중등교육법에서 권고하는 다른 학교급 사이의 수직적 통합·운영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번에 선출된 교육감의 시대적 소명은 학교 통합·운영을 위한 지역 주민 설득과 가시적 성과 창출에 있다.

다섯째, 재정효율화를 통한 재정혁신 과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면, 시도교육청은 과세 권한을 부여받아 스스로 재원을 조달함으로써 보다 완전한 형태의 교육자치를 추구해야 한다. 물론 시도교육청은 그 결과에 대한 정치적·도덕적 책임도 져야 한다. 미국 조기유학 비용을 넘는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 조달에 필요한 시도교육청의 증세 요구에 지역 주민이 동의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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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정책 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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