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매경춘추] 코로나 이후의 아이들

입력 2022/08/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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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부모들이 "우리 애가 이렇게 산만한 줄 몰랐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화라도 하려면 말싸움이 되어버린다"면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많이 물어본다. 보육시설, 학교 교육의 역할이 줄다 보니 아이들이 밖에서 상호 작용, 사회 기술을 배울 기회가 줄어들었다. 객관적 지표로도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중3, 고2 전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의 정도가 커진 것이 보인다. 그러니 학령기 부모들의 걱정이 많아졌다.

그중 첫 번째는 사회성 부족에 대한 것이다. 선생님에게 공손한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 아이, 규칙을 무시하는 아이, 무조건 화가 나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우선은 집에서 착석해 일정 시간 집중하는 연습을 하도록 얘기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오픈해서 표현하도록 해주고 한계 설정도 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식사를 하면서 동영상을 보아서는 안 된다든지, 어른에게 높임말 쓰기 등이다. 또한 부모와 힘겨루기 놀이(팔씨름, 손뼉 밀치기, 손가락게임 등)를 자주 해서 힘을 조절하고 상호 작용을 연습하라고 한다.

두 번째는 학교 거부다. 불규칙한 등교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학교를 왜 가야 하냐?"는 얘기들을 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야단을 치면 안 된다.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못했던 기억, 현재 상태 등을 설명하며 학교에 가기 싫은 마음 자체는 인정해주라고 한다. 또한, 다시 학교에 가게 되면서 가기 싫은 이유가 새로 생겼는지 파악해야 한다.

세 번째는 공부하기 힘들어하고 스마트 기기만 사용하려고 하는 점이다. 온라인에서 놀던 아이가 컴퓨터를 끄자마자 앉아서 공부하기는 어렵다. 게임, 동영상 시청 말고도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즐거운 활동을 찾아야 한다.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인정하고 보드 게임이나 산책, 운동 등을 하게 해줘야 한다.


또한, 하루 일과표를 만들어서 규칙적인 생활을 연습해보거나, 하고 싶지 않지만 꼭 해야 하는 가사일을 가족이 서로 분담해 보라고도 한다. 또한 공부하는 시간과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을 나누어 정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사용 목적별로 제한을 설정한다든지 보관 등에 대해 정하고 이를 잘 지키면 칭찬해 주어야 한다.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습득하도록 도와야 한다.

정답은 없지만 학령기 부모들의 질문에는 이 정도 대답을 한다. 그러나 청소년기 부모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기 어렵다. 복잡하고 개별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학습의 어려움이든, 또래 관계이든, 학교생활 문제이든, 갈등의 바닥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 사용에 관한 문제들은 꼭 등장한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는 학령기 아동들처럼 스마트폰을 통제하면 안 된다. 아니,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못 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너무 중요하고, 그들은 이를 세상과의 소통 창구로 여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부모가 아이의 핸드폰을 뺏으면 참사가 일어난다. 건강한 숙면을 위한 밤, 새벽 타임의 제한은 가능하나,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 상의해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만 한다. 또한, 자녀가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이를 통해 소통하면 좋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은 가정이라는 집단의 소중함을 좀 더 인식하게 되었다. 부모로서 역할이 더 커지고 힘들어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김소연 온세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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