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칼럼

[매경춘추] 재활병원에 모인 사람들

입력 2022/08/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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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의 5.1%에 달하는 264만명이며, 그중 0~18세 장애인 수는 8만5000명이다. 장애는 15가지로 분류되는데, 0~18세의 경우 지적장애 47%, 자폐 22%, 뇌병변(손상) 12%, 언어장애 6% 순이다. 지적장애와 자폐장애를 통칭해 발달장애라고 한다.

"잇따른 발달장애 가정 비극…40대 母, 6세 아들과 극단 선택"(매경 뉴스 2022년 5월 24일). 이러한 비극적 사례만 최근 2년간 2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엄마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엄마의 도움 없이는 장애 아들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고, 그 엄마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기사를 접하는 많은 국민은 이런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되고, 부모들의 짐을 사회가 나누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필자도 이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다 필자는 수년 전 지인의 권유에 따라 서울재활병원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서울 은평구 골목 안에 위치한 '서울재활병원'은 1959년 미국인 선교사와 윤성렬 목사가 전쟁고아를 위해 만든 '은평천사원'을 시작으로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이 1998년 개원한 병원이라고 했다.

'가난한 환자를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 '세계 최고의 병원을 만들라'는 설립자의 부탁을 따라 초기부터 공공적 의료를 수행해 오면서 소아·청소년 재활치료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오고 있다는 이지선 원장의 설명을 들었다. 또 함께 참석한 한 장애인협회 회장은 "환자만 생각하는 '서울재활병원의 진심' 때문에 지방에서 자녀 치료를 위해 상경한 엄마들이 근처에서 숙식을 하면서까지 이 병원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환자들은 치료받기 위해 3~5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필자는 서울재활병원 새병원건립추진위원회(새추위)에 참여하게 됐다. 20여 명의 '새추위' 멤버는 회사원, 업체 대표, 음악가, 영화감독, 사진작가,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재활을 통해 우리 사회 치유의 숲을 만드는 '동지'로서 거의 매달 미팅을 하고, 1박2일 MT와 재활의료의 시급함을 알리는 음악회 등을 개최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새추위' 활동은 필자로 하여금 50여 년 전 대학 서클(동아리) 활동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서울대 '개척단' 산하의 공대 '향공회' 회장으로 주말마다 세미나를 준비하고, MT를 가고, 방학마다 농활을 나가고…. 지금도 이 '동지'들과 소통하는 단톡방을 유지하고 있는데, '새추위' 단톡방과 함께 필자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다.

서울재활병원은 지난해 '수도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 선정됐다. 이제 3~5년간 대기하면서 '재활 난민' 생활을 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가족들을 위해 새 병원 건립에 모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야 하겠다.

[최병규 한마음교육봉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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