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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주택거래 절벽 불 보듯…이건 집값 안정이 아니다

입력 2019.12.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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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과 대출, 분양가상한제 등 초강력 규제를 담은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가 무섭게 거래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시적으로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면 매물이 나오면서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집값이 뛰는 역설적인 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에서 20%로 낮추고 15억원이 넘는 주택을 구입할 때는 대출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했다.


빚을 얻어 집을 사는 투기성 수요를 차단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일부 자금을 대출받아 '갈아타기'를 원하는 중산층 실수요자들 거래마저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금 부자만 서울 집을 사라는 말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 모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율을 인상하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세 부담 상한을 300%로 확대하는 등 보유세 부담을 늘린 대책도 거래 위축을 부를 수 있다. 집을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세금을 아무리 올려도 매물이 나오기 어렵다. 매물이 나온다고 해도 받아줄 수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보유세 부담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매매 자체가 실종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을 대폭 확대한 것 역시 주택 공급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가격 안정 효과보다는 거래 물량을 줄이는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그나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부담을 덜어준 대책은 긍정적이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가 내년 상반기까지 집을 팔면 양도세 중과세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퇴로를 열어 준 것이다.


하지만 대상을 '10년 이상 장기 보유 주택'으로 한정해 매물이 충분히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집값 안정은 강력한 규제로 수요를 틀어막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를 풀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리고, 거래세 부담 완화 등 더욱 과감한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나그네 옷을 벗기는 게 강풍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인 것처럼 부동산 정책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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