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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美 '공급망 탈중국' 압박, 리스크 최소화 대책 시급하다

입력 2020.05.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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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경제번영 네트워크(EPN)'라는 친미 국가를 연결한 경제블록 구상이다. 글로벌 분업체계 재편을 통해 '세계의 공장'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다. 미국 정부는 이를 구체화하려 여러 나라에 동참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에는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이 나서 작년 11월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과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런 압박이 중국의 양회(전인대·정협) 개막을 앞두고 나왔다는 게 의미심장하다. 외교부는 EPN이 초기 구상 단계인 데다 아직 우리 정부에 구체적인 요청이 오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크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 '탈중국 공급망'을 고려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차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필요성을 절감한 미국 측이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분업체계에 균열이 생기자 속도를 높인 것일 뿐이다. 미국은 이미 작년 5월 우리 정부에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요청했고, 이제는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외교시설에 쓰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이 경제동맹 강화를 압박하면서 한국 경제 환경은 한층 불확실해졌다. 한국은 5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억8000만달러, 20.3% 급감했고, 2분기엔 감소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역액 1·2위인 중국과 미국이 맞붙어 난감하다. 미·중 어느 한 곳이 삐끗하면 경제적 충격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 사드 배치로 중국이 경제보복을 가했을 때 입었던 타격만 봐도 분명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공세를 강화하는 건 감염병으로 경제난이 심해지고 11월 재선도 불투명해져서다. 중국도 뒤질세라 미국을 세계평화의 공적으로 몰아붙이며 총공세를 퍼붓고 있는 만큼 섣불리 미·중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은 사드 때와 마찬가지로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으로서는 시나리오별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도하게 중국에 집중된 단선적인 공급망을 이중삼중으로 구축하면서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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