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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검찰 힘 빼고 공룡경찰 만들면 수사가 더 공정해지나

입력 2020.08.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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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국가정보원이 지닌 수사권과 정보력을 경찰에 대거 넘겨주는 권력기관 개편안을 지난 30일 당정청이 내놓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검찰의 힘을 빼고 '공룡 경찰'을 만들면 수사의 공정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이 개선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비대해진 경찰을 견제하지 못하면 국민 인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부동산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데 이어 권력 개편 법안까지 올해 안에 힘 자랑하듯 통과시키려 하니 걱정이 앞선다.

권력기관 개편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 경제, 공직자 등 6가지로 한정하고 있다. 또 검찰 수사 대상은 4급 이상 공무원, 뇌물 3000만원 이상 부패 범죄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3급 이상 공직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하고 5급 이하 공직자는 경찰이 수사하라는 식이다. 수사를 하다 보면 그 대상자는 얼마든지 확대될 수도 좁혀질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수사기관을 변경해야 하는 혼란이 생긴다면 어떻게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개편안은 국가정보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꾸고 대공 수사권은 경찰에 넘겨주도록 하고 있다. 국정원·경찰·군이 서로 견제·감시해온 대공 업무를 경찰이 도맡아 처리하게 된다.

이제 경찰은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도 행사하게 된다. '국가수사본부'가 신설되면 그 조직과 권한은 역대 최고로 커진다. 영장 청구권과 기소권은 없다 해도 경찰 14만명을 거느리면서 수사·정보·보안 업무를 총망라하게 된다. 이 같은 공룡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자치경찰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 또한 새로운 걱정의 씨앗일 뿐이다. 시·도지사가 경찰 인사에 관여한다면 어떻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낼지 지방 토호 세력과의 결탁은 어떻게 막아낼지 해법이 명쾌하지 않다.

'공룡 경찰'을 정치권력이 휘두르지 못하도록 하는 견제장치도 불분명하다.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견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보다 신중하게 권력기관 개편이 가져올 부작용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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