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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월세까지 정부가 정하겠다는 與, 또 두더지 잡기식 가격 통제인가

입력 2020.08.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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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인상을 억제하는 임대차 3법이 발효된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 임대 유인이 약화되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 안정성이 높고, 평균 금융비용도 저렴해 친서민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서민을 위한다는 구실로 만들어진 법이 임대시장에서 서민 입지를 축소시키는 역설이 전개되는 중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전세의 월세 전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전월세 전환율 하향 조정이다. 지금은 전월세 전환율이 4%로 전세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연간 월세 총액이 4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다만 지금은 권고사항일 뿐 어기더라도 따로 제재하지는 않는다. 여당은 전환율을 확 낮추고 어길 경우 과태료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국회에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명시한 법안이 발의돼 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또 시도지사로 하여금 매년 표준임대료를 산정·공고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따라 정해져야 할 임대료에 대해 지자체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가격 자체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으로 임대차 3법에서 전월세 인상률을 연간 5% 이내로 못 박은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얘기다. 전시 상황이 아닌 시장경제에서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정하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 정부가 집값 대책을 내놓으면 시장에서 역풍이 일고 그 부작용에 맞춰 새로운 대책이 나오고, 그 대책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 악순환이 거듭돼 23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임대차 3법을 놓고 기존 세입자는 임대료 인상 부담을 더는 대신 다음 세입자 계약 때 전세금이 대폭 뛸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이제는 새로운 계약 때도 종전 계약 기준 최대 5%로 제한하자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온다. 여기를 치니 저기가 튀고, 저기를 누르니 그 옆이 튄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두더지 잡기 게임을 보는 것 같다.


그 망치질은 갈수록 어지러워지고 있다. 시장경제를 존중한다면 전월세 인상률을 영원히 5%에 묶어둔다는 발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차 대전 당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정부의 임대료 통제로 임대 매물이 사라지고 주거 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을 경험했다. 우리는 다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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