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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총장 힘 뺀 검찰인사, 권력수사 제대로 되겠나

입력 2020.08.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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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두 번째로 단행된 7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호남 출신인 친정부 성향의 간부들이 승진하거나 핵심 보직에 발탁됐다.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해온 측근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올 1월 인사에 이어 또다시 '윤 총장 사단 척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 총장이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권력형 비리에 당당히 맞서라"고 했는데, 친여 인사들이 검찰 지휘부를 장악한 이번 인사로 권력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윤 총장 임명 당시 '우리 총장님'으로 추켜세웠던 현 정권이 이제 와서 윤 총장을 고립무원의 처지로 내몰려는 의도는 짐작할 만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이후 충돌해온 윤 총장 사단을 해체해 윤 총장 힘을 빼고 권력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회계 부정 의혹 등 권력비리 의혹 수사는 4월 총선 이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반면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의혹은 지난 3월 MBC가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후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수사팀 부장검사가 윤 총장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막장 활극까지 벌이며 총력을 쏟았다.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공모 의혹은 기소조차 못했다. 당초 이 사건은 MBC 보도 이전에 친여 인사들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 권언유착 의혹이 제기됐던 사건이다. 권경애 변호사가 추가 의혹을 제기한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그러나 중앙지검은 수사 시늉만 내고 있다.

현 정권이 윤 총장의 손발을 묶고 퇴진을 압박하는 것은 검찰 수사권 통제를 노린 측면이 크다. 하지만 검찰의 사명은 공익 대표자로서 거악을 척결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권력 비리가 있다면 외압에 맞서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그것이 검찰총장과 양식 있는 검사들의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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