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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감사원장의 당연한 지적이 신선하게 들리는 이유

입력 2021.02.2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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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월성원전 감사는) 정책 수행의 목적 자체가 아니라 적법 절차를 지켰느냐를 본 것"이라며 "공무원의 행정행위도 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정당화된다는 주장은 아니지 않냐"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월성원전의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문제 삼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최 원장의 지적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도 신선하게 들리는 것은 그만큼 여권이 선거공약을 이유로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반칙과 불법을 일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권이 검찰개혁을 내세워 헌정 사상 최초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직무배제 및 징계처분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판사 사찰 등을 이유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밀어붙였지만 법원은 "징계 의결 과정에서 하자가 있다"며 무효 결정을 내렸다. 월성원전 폐쇄·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권력 수사를 막기 위해 여권이 검찰 수장 손발을 묶으려 한 것은 법치 파괴다. 여권이 강행 처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다. 여권은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중대 법안을 야당과의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했다. 야당의 거부권을 삭제한 개정안도 밀실에서 논의한 뒤 반대 토론을 생략한 채 6분 만에 통과시켰다. 심지어 비용추계서는 법 통과 후 날림 처리했다. 국회법 위반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 연장을 위한 입법 독주에 나선 것이다.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과 관련해 국회 입법 과정을 우회하기 위해 시행령을 바꾼 것도 절차적 흠결이다.

선거 공약이라도 법치를 훼손하거나 공익에 어긋나면 바로잡아야 한다.


야당 시절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와 수사를 요구했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대선공약을 구실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여권은 이제라도 최 원장 지적을 새겨듣고 공약 추진 과정에서 법과 절차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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