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야당에 힘 실어준 민심, 정권 실정과 위선 심판했다

입력 2021/04/08 00:03
수정 2021/04/08 00:12
4·7 재보궐선거의 하이라이트인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광역단체장 재보선 중 투표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여당의 '국정안정론'보다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민심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로, 여당 참패는 바닥 민심과 시대 흐름을 외면하고 독선과 오만을 일삼은 데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볼 수 있다. 여당은 이번 패배로 정권 재창출 동력이 약화되고 당 지도부 책임론과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으로선 이번 압승이 2016년 20대 총선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4번 연속 패배한 후 첫 승리다.


4년 만에 탄핵 수렁에서 탈출해 대안정당으로서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약진은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기보다 세금폭탄과 집값 폭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등 정권의 부동산 실정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가 폭발한 결과다. 공정과 정의를 절대가치로 내세운 여권이 전셋값 인상 등 특권과 위선을 보여준 데 대한 매서운 채찍이기도 하다. 여당이 정책과 공약 경쟁보다 네거티브 공세와 포퓰리즘으로 일관한 데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 민주당 두 전직 지방단체장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이 뼈저린 반성과 재발 방지보다 야당 후보들의 내곡동 땅 의혹·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물고 늘어진 것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와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차질 및 검찰 통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여당은 이번 참패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국정 쇄신에 나서야 한다. 국회 다수 의석에 기댄 독선적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장경제에 맞게 정책기조를 바꾸고 야당과 협치를 통해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여권이 민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권력 남용을 되풀이한다면 내년 대선에서도 민심의 회초리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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