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도지코인 거래대금 코스피 추월, 가상화폐 거품 경계할 때

입력 2021/04/19 00:03
가상화폐 중 하나인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대금이 17일 17조원을 넘어서며 코스피를 추월했다.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14개 가상화폐 거래소의 하루 거래대금도 지난 15일 오후 기준으로 24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평균 개인 거래대금보다 5조원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도 투자 광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른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가 급증하며 투자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시장 감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달 25일 시행된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하고 은행으로부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를 받아 영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의 위험도와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평가 기준과 절차 등을 요청했지만 각 은행이 개별 기준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답을 받았다고 한다. 정부가 모든 책임을 은행에 넘기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선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은 가상화폐만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투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상화폐는 법정화폐도 아니고 정상적인 금융투자 상품이라고 볼 수 없다. 자금세탁 등 불법 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 내재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순전한 투기 수단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터키가 16일 상품과 서비스 비용 지불 수단으로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다시 한번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정부가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투자자들도 최종 책임은 본인 스스로 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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