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은경은 사과와 해명 담당…진짜 방역 컨트롤타워 누구인가 [사설]

입력 2021/07/15 00:03
수정 2021/07/15 06:53
백신 부족으로 12일 백신 접종 예약 접수를 예고도 없이 중단한 것을 놓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3일 국회에서 사과한 데 이어 14일에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또다시 사과했다. 정 청장은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접종계획 수립과 대국민 소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정 청장이 정부 매뉴얼상 '방역 컨트롤타워'라고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고 있으니, 방역 잘못을 해명하고 수습책을 마련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총리가 본부장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난해 2월 설치돼 범정부적인 방역 대책을 총괄하고 있다. 청와대는 방역기획관을 신설하고 친여 인사를 그 자리에 앉혀 방역 정책에 개입할 통로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조차 진짜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지경이다.


정 청장은 거리두기 완화 발표도 사과했는데 이것을 주도한 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달 20일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코로나19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사적 모임을 8명까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 수급 상황은 김 총리 말과는 달랐다. 발표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백신 접종률은 29.1%에서 30.4%로 1.3%포인트 높아졌을 뿐이다. 정부가 백신 보릿고개 상황을 알고서도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했다면 무모한 일이고, 백신 수급 상황을 몰랐다면 무능의 증거다.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확산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무시됐다. 이달 4~10일 일주일간 델타 변이 확진자는 2주 전보다 7.1배나 증가했다.


백신 수급 상황과 변이 위험성을 알고 있는 질병관리청의 방역 전문가들이 의사 결정에서 소외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방역 특별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방역에 실패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책임과 잘못부터 명확히 하는 게 옳다.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로 책임을 나누기보다는 '모든 게 내 책임'이라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에게 최종적인 방역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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