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플랫폼 규제, 마녀사냥 안되도록 불공정거래 정확히 솎아내야

입력 2021/09/15 00:03
혁신의 선도자로 주목받던 플랫폼 기업을 정부와 집권여당이 마녀사냥하듯 한꺼번에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 기업을 탐욕으로 똘똘 뭉친 악덕업주처럼 묘사하며 전방위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 바람몰이가 걱정스러운 정도다. 기업 덩치가 커지면서 대기업처럼 문어발 확장에 나서 골목상권을 잡아먹는다는 비판은 기본이다. 우월적 지위를 무기 삼아 과도한 수수료·광고료를 뽑아먹고,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불공정 갑질 횡포를 일삼는다며 플랫폼 기업을 악마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년 전부터 공정과 상생을 무시한 채 이윤만 추구한다며 규제를 벼르더니 아예 플랫폼 기업 총수를 겨냥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덩치가 커진 플랫폼 기업들이 그 위상에 맞춰 사회적 책임과 상생노력을 확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카카오가 14일 상생방안을 발표한 것도 비록 외부압력 때문이라고는 해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카카오는 골목상권으로 분류되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택시 유료호출 서비스도 철회하고 택시기사 멤버십·대리운전기사 수수료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상생기금 3000억원을 마련해 플랫폼에 참여하는 대리운전·택시기사 등의 복지 증진에 쓰기로 했다. 신속하게 옳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다만 플랫폼 기업을 과거와 같은 '제로섬' 시각으로 봐서는 곤란하다. 사실 플랫폼 기업이 존재함으로써 플랫폼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소비자 편익이 증진되는 경우도 많다.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드는 작가만 2400여 명에,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이모티콘만 13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플랫폼의 긍정적 기능도 많다는 점에서 불공정행위로 마찰을 빚는 영역만 콕 꼬집어 개선방안을 찾아야지 너도나도 달려드는 마녀사냥식 규제에 나서선 안 될 일이다. .

특히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득표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의도를 가지고 플랫폼 기업을 불공정 사업자로 일방 매도한 뒤 소상공인과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정치인을 경계해야 한다. 혁신의 싹을 꺾는 과잉규제는 플랫폼 생태계만 파괴할 뿐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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