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민간이익 10% 이내로 제한하는 '대장동 방지법'은 본말전도다

입력 2021/10/25 00:02
여야가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을 잇달아 발의했다. 민간과 공공이 함께 수행하는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공공이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겠다는 내용이다. 대장동에서처럼 민간이 수천억 원대 이익을 가져가는 일은 막겠다고 한다. 이헌승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 19명은 민간 이익을 총사업비의 6%로 이내로, 진성준 의원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은 10% 이내로 제한하는 도시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택법 개정안도 발의했는데, 공공·민간 공동 개발 택지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토지에서 나오는 개발이익의 50%를 환수하는 내용을 담은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도 내놓았다.


정쟁만 일삼던 여야가 모처럼 한마음으로 비슷한 법안을 내놓았으나 도저히 환영할 수가 없다.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게 분명하다. 민간 기업은 50%에 가까운 지분 투자를 하더라도 이익이 10% 이내로 제한되고 분양가 규제까지 받을 판이다. 어느 민간 기업이 공공과 함께 아파트 개발에 뛰어들겠는가. 대장동 사업에서 보듯이 도시개발사업은 토지 보상비만 1조원이 넘을 수 있다. 개발 완료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사업 성격에 따라 공공이 민간과 손을 잡고 위험을 분담하는 게 최선일 수가 있다. 그러나 대장동 방지법이 시행되면 그런 합리적 이익 배분이나 위험 분담도 법에 막혀 포기해야 한다. 도시개발사업이 줄어들고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이다. 피해는 집 없는 서민에게 돌아간다.

대장동 사업의 문제는 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무자들은 3.3㎡당 분양가가 14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지분율에 따라 초과이익을 배분하자는 조항을 넣자고 했다. 51%의 지분을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초과이익의 절반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실무자 제안은 거부됐다. 비리나 유착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의혹은 특검 수사를 통해 규명하면 된다. 특검은 안된다고 하면서 개발이익 자체를 죄악시하는 건 '본말 전도'다. 택지 개발과 주택 공급을 가로막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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