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美는 삼성 공장에 재산세 30년 감면, 우린 토지세 더 걷을 궁리만

입력 2021/11/25 00:03
삼성전자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약 20조원을 투자하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용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선정했다. 애리조나주와 뉴욕주 등도 유치에 나섰지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한 텍사스주가 최종 낙점됐다. 텍사스주는 삼성전자에 재산세를 30년간 감면해 주기로 했다. 공장 용지에 부과하는 재산세를 20년간 90% 이상 깎아주고 그 후 10년은 재산세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조금으로 제공한다. 이렇게 감면되는 세금이 1조2000억원 이상이라니 놀랍다.

미국이 세수를 포기하면서까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려고 열을 올리는 데 반해 우리는 토지세를 더 걷을 궁리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표 공약인 국토보유세만 해도 기업의 세금 부담을 늘릴 소지가 다분하다. 국토보유세의 골자는 토지세를 부과해 기본소득에 쓴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장과 창고 용지 등 기업이 보유한 토지에도 세금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이미 온갖 명목으로 세금과 준조세를 내고 있다.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도 법인 부담액이 2조300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국토보유세를 새로 만든다면 기업의 발목을 이중, 삼중으로 잡는 셈이 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조세 환경은 외국에 비해 열악하다. 매일경제 의뢰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조사해 보니 62%가 세금 부담 때문에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가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 대기업 공제한도를 축소해온 탓이 크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아홉 번째로 높다. 최근 5년간 법인세 부담률 증가폭도 OECD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기업이 세금을 내느라 허덕거리면 투자할 여력이 줄어든다. 경제 성장도 좋은 일자리도 기대할 수 없다. 기업을 쥐어짜려고만 해선 안 된다.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에 30년간 재산세를 감면해준 텍사스주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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