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삼성전자 대표이사 전원 교체, 혁신에 사활 걸어야

입력 2021/12/08 00:03
삼성전자가 4년 만에 3개 사업부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가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가전(CE)과 모바일(IM) 사업부를 통합해 한종희 부회장이 총괄하도록 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김기남 회장이 물러나고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경계현 사장이 맡았다. 모든 사업부 수장이 동시에 바뀌면서 곧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에서 돌아와 "냉혹한 현실을 봤다"고 했다. 이번 인사는 이런 위기감과 이를 넘어설 혁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연공서열을 타파해 30대 임원과 40대 최고경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수평적 조직으로 반도체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사업부 대표를 모두 교체한 이번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사업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은 2017년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투자도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경쟁 업체들과 비교하면 많이 지연됐다. 약 20조원이 투입되는 미국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만 해도 지난달에야 용지가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최종 확정됐다.


삼성전자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는 점유율 격차를 벌리며 더 달아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기업들이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면 혁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모든 사업부 수장을 전면 교체한 승부수가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엔진을 다시 돌리는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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