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은 또 기준금리 인상, 1900조 가계부채 충격 더 현실이 됐다

입력 2022/01/15 00:03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올렸다. 작년 8월과 11월 인상분까지 감안하면 5개월 새 0.75%포인트가 올랐다. 이로 인해 가계가 추가로 물게 된 연간 이자 부담만 9조8000억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1.5%로 올려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올해 적어도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이자 부담은 연간 3조~6조원 더 불어나게 된다. 이마저도 지난해 3분기 말 가계부채 1845조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하니, 실제 이자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는 상반기 중에 1900조원을 돌파하고 연내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선 물가를 잡아야 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관리 목표인 2%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3.2%를 찍은 이후 11월 3.8%, 12월 3.7%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확실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7%나 올랐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 내부에서는 네 차례 인상 주장까지 나온다.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데, 한국만 가만히 있으면 미국으로 자본이 유출되고 환율이 출렁거릴 수 있다.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제는 '빚 관리'를 최우선해야 한다.


정부 규제로 지난달 은행 대출은 2000억원이 줄었으나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호금융사 대출은 9000억원이 증가했다고 한다. 금리 인상의 충격이 서민에게 집중될까 걱정이다. 우선 과다하게 빚을 내는 투자는 자제하는 게 옳다. 이른바 '영끌'과 '빚투'는 너무 위험하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되, 돈이 꼭 필요한 실수요자에게는 대출이 이뤄지도록 정밀한 정책을 펴야 한다. 은행이 금리 인상을 틈타 '이자 장사'로 폭리를 취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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