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쓸 곳도 없는데 11조 증액한 교육교부금 정말 이대로 둘건가 [사설]

입력 2022/05/24 00:02
수정 2022/05/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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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은 눈덩이인데 교육청은 또 돈벼락을 맞았다. 중앙정부로부터 당초 교부금 65조원을 받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11조원을 추가로 받게 됐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탓이다. 이 법에 따르면 정부는 내국세 수입의 21%를 무조건 교육청에 교부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당초 정부는 올해 내국세가 295조원이 걷힐 줄 알았는데 계산이 틀렸다고 한다. 국세 수입이 55조8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보이자 교부금을 11조원 더 지급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잉여금 정산분까지 포함하면 올해 교부금은 지난해보다 21조원이 늘어난 81조원에 이르게 됐다. 올해 1분기 나라살림 적자가 관리재정수지 기준으로 45조원에 이른다. 국가 채무는 982조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만 돈이 남아돌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정상인가.

지난해에도 교육청은 초과세수 탓에 생각지도 않은 6조원을 추가로 받고서는 돈을 흥청망청 써댔다. 코로나 대응을 핑계로 학생 1인당 수십만 원씩 현금을 뿌린 교육청이 여럿이다. 올해는 교부금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으니 더 날림으로 돈을 쓸 게 분명하다. "예산을 지출할 수 있는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내라는 닦달 때문에 기존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는 교사나 학교 행정직원의 하소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1조원에 이르는 교부금을 새로 떠안기면 또다시 초·중·고에서는 '돈 퍼쓰기' 홍역을 치르게 된다. 학생들 수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교부금법 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초·중·고 학생 수는 올해 540만명 수준으로 2015년에 비해 80만명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교부금은 42조원이 늘어나 2배 이상 많아졌다. 학생 수를 반영해 교부금 액수를 조정하는 게 옳다. 이렇게만 해도 연간 교육예산 25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초·중·고교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1위다. 반면 대학은 31위다. 초·중·고에서는 돈이 남아돌고 대학에서는 돈이 없어 투자하지 못하는 황당한 현실을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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