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세계 금융수장들 '가상화폐 무가치' 경고 흘려듣지 말라

입력 2022/05/26 00:02
세계 금융 수장들이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일제히 경고했다. 최근 발생한 루나·테라 폭락 사태와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뜻인데 귀담아들어야 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3일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실물자산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상화폐 발행은 다단계 사기"라고 했다. 테라를 발행한 테라폼랩스가 연 20%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유인한 것은 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폰지사기와 같다고 비판한 것이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가상화폐가 진짜 화폐라면 누군가 가치를 담보하고 교환수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더 나아가 "가상화폐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단정했다.

루나 폭락 사태는 가상화폐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루나는 달러와 1대1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테라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발행된 코인이다. 안정적 코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10만원대까지 올랐고 시가총액도 50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7일 테라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루나 가치는 순식간에 99.9% 폭락하며 종잇조각이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루나에 투자했다가 수억 원을 날렸다는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루나 보유자는 국내에만 28만명에 달한다.

가상화폐는 주식·부동산 등 실물자산과 달리 사실상 투자자 보호장치가 없다.


투자자는 코인 발행 정보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고 불공정 거래를 감시하는 일도 쉽지 않다. '투자'라기보다 '투기'라고 볼 만하다. 그런데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작년 말 55조원을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액도 11조원대로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 정부가 안정적 거래 환경을 조성한다 하더라도 투자에 따른 이득·손실은 투자자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가상화폐에 대한 글로벌 금융전문가들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더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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