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 시야 좁았다"는 尹대통령, 후속인사로 변화 확인시켜주길 [사설]

입력 2022/05/26 00:03
수정 2022/05/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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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새 정부 고위직 인사가 과도하게 남성 편중이라는 비판과 관련해 "제 시야가 좁아 그랬던 거 같다"며 잘못을 받아들였다. 이날 야당 측 김상희 국회 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더 크게 보고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안배 없이 능력만 보고 인사를 한다'는 원칙 아래 인선을 해놓고 보니, 남성과 특정 지역으로 편중된 데 대한 반성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인사의 흠결과는 별도로 이날 대통령의 솔직한 반성만큼은 평가할 만하다. 그동안 한국 정치 지도자들은 반성을 하더라도 억지로 떠밀려서 했다. "국민에게 불편을 드렸다면"이라는 식으로 조건을 붙인 반성이 대부분이었다. 잘못의 출발은 전 정권에 있다는 식의 남 탓 하기 반성도 흔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다른 태도를 보였다.


김 부의장이 '젠더 갈등의 심각성'을 지적했을 뿐인데 과감하게 성찰하는 자세를 보였다. 한 여성 공직자 후보의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온 까닭을 검토하는 중에 참모로부터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게 누적돼 그럴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했다. 여성에게 불공정한 공직 현실을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누구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잘못을 바로잡을 가능성도 희박해진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잘못을 인정한 모습은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나아가 반성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새 정부 장차관과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114명 중에서 여성은 10명으로 9%도 안 된다. '마초 정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역 편중도 문제다. 114명 중 영남 출신 비중이 36%로 호남 9%보다 크게 높다. 출신 대학도 서울대 비중이 47%로 압도적이다. 인재풀이 좁고 편중돼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대통령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했으니 향후 인사는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이나 여당과 가까운 사람만 찾을 것이 아니라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한다. 인재 추천과 검증 프로세스도 바꿔 성별·지역별 균형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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