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과급 반납해야 할 공공기관이 한전뿐이겠나 [사설]

입력 2022/06/23 00:03
수정 2022/06/2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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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매경DB]

문재인정부 5년간 공공기관 생산성은 형편없이 떨어졌다. 매일경제가 공기업 36곳을 대상으로 2017년과 2021년 생산성 지표를 비교 분석해 보니 영업이익은 98.5%, 1인당 매출은 9.1% 추락했다. 절반인 18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경영이 부실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평균 연봉은 8100만원으로 중소기업의 2배가 넘고 징계를 받은 임직원들도 꼬박꼬박 월급을 챙겼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공공기관의 모럴 해저드와 방만 경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서 더 악화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공공부문 채용 확대 등 일자리정책에 동원돼 고비용·저효율 운영이 심해졌다. 문재인정부 이전인 2016년 공공기관 임직원은 33만명에서 지난해 말 44만명으로 35% 증가했다.


공공기관 334곳에서 10만명 이상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도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수익은 그대로인데 인건비만 폭증했으니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 방향과 관련해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화로운 청사도 과감히 매각해 비용을 절감하고 고연봉 임원진은 그동안 받았던 대우를 반납하고 과도한 복지제도도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는데 옳은 지적이다. 정부는 올 1분기에만 7조8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한국전력과 9개 자회사 경영진에 성과급 반납을 권고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전 스스로 지난 5년간 왜 이 모양이 됐는지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는 한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부실 경영으로 적자에 빠진 모든 공공기관에 해당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공기관 부채는 583조원에 달했다. 최근 5년간 84조원이 늘었다. 공공기관이 부실해지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국민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공공기관이 먼저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 성과급을 반납할 기관이 한전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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