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22만명이 못 받는 최저임금, 누굴 위해 또 인상했나 [사설]

입력 2022/07/01 00:02
수정 2022/07/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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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2023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 올린 9620원으로 결정했지만 근로자 322만명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들은 지금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이다. 고용주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이들이 일하는 영세 사업장과 상당수 음식·숙박업소에서는 기존 최저임금조차 지급할 경제적 형편이 못 되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법정 최저임금을 또 올린 건 대체 무슨 의미인가.

문재인정부 첫해인 2017년만 해도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는 266만명이었다. 문정부는 이들이 최저임금제의 보호를 받는 방법을 찾는 대신 무작정 최저임금을 인상하기만 했다. 올해까지 5년 새 42%나 올렸다. 사용자의 지불 능력을 무시한 조치였다.

당연히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수도 급증했다.


작년까지 4년 새 21%나 늘어 322만명이 됐다. 내년에는 그 수가 더욱 늘어날 게 분명하다. 한국 경제가 '퍼펙트스톰'이라고 할 정도로 총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5%나 올렸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불 불가능한 금액이며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모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절규했다.

노동계에서는 "최저임금을 못 주는 업체를 처벌하자"고 하는데 위험한 주장이다. 농림어업은 전체 근로자의 55%, 음식·숙박업은 40%에게 최저임금을 못 주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도 34%가 최저임금을 못 준다. 이들 고용주도 최저임금을 못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는 걸 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주면 폐업할 상황이니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속과 처벌은 근로자 322만명 중 상당수를 실업자로 내모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이미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의 61%에 달한다. 미국·영국·프랑스보다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저임금제 보호를 받아야 할 취약계층은 법의 사각지대에 팽개쳐둔 채 또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건 누구를 위한 폭주인가. '현실 따로 법 따로'인 세상을 조장하는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당장 사퇴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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