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재명 방탄 위해 당헌 바꾸자는 강성지지층, 위인설법 아닌가

입력 2022/08/08 00: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첫 지역순회 경선지인 강원·대구·경북에 이어 7일 제주·인천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요사이 잇단 구설과 해명 번복, 사법 리스크 논란에도 대세론이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2위와의 격차를 50%포인트 이상 벌렸으니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다만 강원 합동유세장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이 박용진 후보에게 거센 야유를 퍼부은 건 아쉽다. 오죽했으면 이날 제주 경선 때 사회자가 "과도한 야유와 비난을 삼가달라"는 이례적인 당부까지 했겠나.

박 후보가 이 후보를 거세게 비판해온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입을 틀어막으려 위력을 과시하고 겁박을 하는 건 반민주적이다. 이런 게 팬덤정치의 해악이다. 이 후보 강성 지지층과 친명계 의원들이 '기소되면 직무가 정지'되도록 한 당헌 80조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범죄 혐의로 기소가 되더라도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계속 당을 이끌 수 있도록 하려는 방탄용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어서다. 특정인을 위해 당헌을 바꾸고 수정하는 '위인설법'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로 이 후보가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는 상당하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물론 성남FC 후원금 뇌물,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변호사비 대납 등 검경 수사를 받는 혐의만 10여 개에 달한다.

민주당은 이미 명분 없는 당헌 개정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바 있다.


귀책사유가 자신들에게 있으면 후보를 안 낸다는 당헌을 고쳐가며 무리하게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섰다가 참패했다. 이후 민주당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정인을 위한 당헌 폐기나 수정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사실 이 후보 본인이 이 같은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란을 끊으면 될 일이다.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팬덤정치 뒤에 숨는 대신 이와 결별하는 것이야말로 상식적인 정치로의 복귀다. 이게 국민들의 지지를 되찾아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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