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감사원 1700개 시민단체 보조금 특감, 국민 세금 줄줄 안 새게 막아라

입력 2022/08/10 00:01
수정 2022/09/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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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시민단체 1700 여곳을 대상으로 감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감사원 본청 [매경DB]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시민단체 1716곳을 대상으로 감사원이 특별감사에 돌입한다고 8일 밝혔다. 무자격 시민단체가 보조금을 받았거나 횡령 또는 회계부정이 있었는지 가려내겠다고 하는데 만시지탄이다.

윤미향 의원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 대표를 지내면서 7년간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3억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것이 특감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민단체에 지급된 보조금이 1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 전 시장 시절) 서울시 곳간이 시민단체의 ATM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을 정도다. 국민 세금이 시민단체로 줄줄 샜다는 의혹이 팽배한 상황이니 감사원이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일이다.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돈을 받는 건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정부가 주는 돈으로 운영하면서 중립적인 시각으로 정부 정책을 매섭게 비판할 수 있겠는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정부 돈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받지 않는다"고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시민단체는 설사 정부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철저하게 사업비로만 쓴다. 인건비나 임대료, 사무용품 구입비 같은 운영 경비로 보조금을 쓰는 건 불법이라고 한다.

반면 박 전 시장이 시민단체를 앞세워 추진했던 마을생태계 조성사업은 지원금 절반이 인건비 등 행정비용으로 사용됐다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다.


보조금 없이는 기본 운영비마저 감당할 수 없다면 시민단체가 아니라 사실상 관변단체라고 보는 게 옳다. 심지어 시민단체 출신이 지자체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보조금 지원 업무를 주도한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심각한 이해충돌이다. 이러니 정부 보조금이 '친정부 성향 시민단체'의 밥줄 노릇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정부에서 벌어진 시민단체 지원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 세금이 줄줄 새지 않도록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도 함께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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